우리집 뒷뜰엔 오랫동안 자라온
무궁화나무가 담처럼 서있다.
한 여름엔 낮에도 새벽별처럼 반짝거리며 피는 무궁화가
그냥 매일봐도 고맙다.
뒷집에서 아마 늦봄에 호박을 심었나보다.
줄기가 씩씩하게 뻗어 올라
별보다도 더 큰 호박꽃이
무궁화보다 더 많다.
이젠 우리집 뒷 담엔
늙은 호박이 매일 꿈꾸고 있다.
못생긴 꿈이라도 나는 매일 키를 재보려
새벽에 뒷문을 열어둔다.
덧) 해마다 오월이 오지요...
봄이 지나 막 초여름을 들어서는 길목에서
비록 꼬물꼬물 움트는 연두빛나는 꿈들을 그려보고 싶고
사진 한장 찍듯이 남겨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