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십년을 살았으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밖에..
한 남자를 일년에 열두달 곱하기 이십년을 해도 몇개월이냐?
이백사십개월 곱하기 365일해도 넌 충분했다고 생각해라....
친구가 나에게 어렵게 남편의 바람을 애기 했을때
그 말을 들은 나는 섣불리 헤어져라 마라 할 수 없는 처지에
부화뇌동으로 그 남편을 헐값으로 후려치는 말을 할 수도 없다.
단지 내가 아는 그 결혼생활만큼 그 남편은 오롯히 그의 것일테고
설사 다른여자와 갖는 시간도 그 남자의 것일테니
너는 거기에 매달리지 말라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친구의 남편은 아직 자신의 부인이 바람피는 상황을 모른는 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냥 남의 사생활처럼 지켜보라고, 시간이 지나면 지풀에 지쳐 고백을 할 땐 하더라도
너의 결혼생활은 네가 유도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불과 삼년전에 들은 이야긴데....
난 부러 그친구와 전화도 만남도 갖지 않았다.
소위 다른이에게 말 전한다고 해도 본인들이 해결 할 일들이기에
내가 낀다고 해서 순순히 풀어질 일이 아니었다.
이 친구가 나의 사무실에 찾아왔다.
전보다 더 밝은 웃음을 가지고 돌아온 여자의 얼굴을 들고 말이다.
결혼도 일찍하여 아이들도 이미 군대를 보내니 할 일이 더욱 없어졌단다.
나는 묻고 싶었다.
남편의 근황을....
그렇다고 다짜고짜 들이미는 질문도 못 하겠고.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해서 잘차려진 한식당에 마주 앉았다.
그제야 한마디 한다.
남편이 얼마전에 결혼했어...
뭐? 누구랑?
누구긴 여자랑 했지....
니 말을 듣고보니까 진짜 그렇더라...
일년 이년도 아니고 이십년을 끼고 사느라고 얼마나 질렸겠냐?
나도 그런 것 같고... 그렇다고 나도 맞바람을 피워가면서 어디 니도 한 번 당해보라고
질르고 싶었는데...정자 니 말에 그냥 고백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안되도 되도 늙는 것은 다른 것도 아니고, 사람 겪어내는 거 그거 아무나 할 거 아닌데...
그래서 이혼해주었지... 근데 말야 이상한 일은 그 남편이 나에게 전화를 하는거야...
정작 바람필 땐 나를 잘 몰랐다나..어쩠다나... 결혼은 두번이나 해가지고 남이 된 여자에게 왜 자꾸 전화질이냐고 했더니 말 못하데...
그런데 이젠 나도 연애를 하고 싶은거야...
사람 속 진짜 모르는거지.. 전화 안오니까 또 기다려지고... 그 여자 눈치를 보고...
입장 바뀌는 거 그거 순식간이더라..내 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친구의 말을 듣던 나는 그제야 웃었다.
야! 그러지 말고 다시 연애를 혀....아니면 바람을 피던지....
세상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 참 많다. 특히 남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