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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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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BY 천정자 2006-04-01

요즘 빌딩은 계단도 숨겨놓고 설계를 하나보다.

이 삼층은 웬만하면 그냥 걸어 올라 갈 수도 있는데

비상구라고 문이 있어 열어보면 십중팔구는 문이 잠겨있다.

 

대게 보면 십층단위로 높은 고층빌딩은 더욱 그렇다.

옥상에 올라가고 싶어도 마찬가지다.

문은 경비실에 가서 따로 부탁해야 열어준다.

귀찮은 표정의 경비 아저씨의 얼굴을 꼭 봐야 한다.

 

그럼에도 난 굳세게 계단을 이용했다.

왜냐하면 밀폐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지 않다.

누가  아파트에 그냥 살라고 해도 그 엘리베이터만 없으면

살겠다고 했다.

 

나의 몸을 게으르게  길들이는 도구라고 했다.

인조인간들만 태우려고 가볍게 붕뜨는 비행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편리하게 해준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용해야 한다는 사고에

난  뒤틀린 시선을 꽂았다.

 

한 직원이 나보고 그런다.천연 기념물이라고 ...

그말에 대답도 하지 않는다. 나같은 천연기념물이 또 있으면 골치 아플거다.

날마다 옥상문 열어주는 경비원도 따로 있어야 될 것이고.

빌딩 들어서는 입구부터 잘 보이는 계단도 다시 만들어야 할테고

불편하다 싶을 턱도 따로 세워야 되고

아마 그럴것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난  어렵게 걸어

내 목에 숨이차서 숨이차는 숨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가 아직 살아 있긴 있구나... 이런다.

 

 내 가슴에서 심장뛰는 소리를  연신 확인하는 버릇이

엘리베이터에선 잊어 버리는 것이다.

 

그럴 땐 무조건 계단부터 찾는다.

높은 하늘에 매달린 빌딩 꼭대기에서

뛰는 심장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