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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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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알았니?


BY 인이 2023-02-26

가까운 들판을 나가보았어
귀를 쫑끗 세워보니 봄이 오는 발자국 소리가
타박타박 들려온다.

바구니 들고 냉이 캐러나온 아주머니들
산책하러 나온 댕댕이들의 신나는 뜀박질과 꼬리 흔들기가
마치 봄은 이미 발 앞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
나 아직은 봄 맞이 준비를 못하고 있는데..

얼굴 가린 마스크에
마주보고 식사도 못하고 마주보고 얼싸안지도 못하고
마주보고 박장대소 웃지도 못했던 코로나19
너를 떠나보내고 남은 나는
너의 발자취들을 뒤돌아보면서 아~ 그땐 그랬었지? 맞아, 그래, ..
혼잣말을 실성한 사람처럼 되뇌이다가
회색 빛 사진첩에 스며드는 너를 생각하니
울컥하니 내안에 숨어있던 감성들이 주르르 쏟아진다.

울창한 숲
마스크를 벗고 산림속의 피톤치드 향을 마음껏 들이마시며
아~ 공기가 이렇게 좋았었나~
바람이 이렇게나 신선했나~
좋아 좋아 좋아 18세 소녀되어 깡충이며 기뻐했던그 미소들
모두 나에게 던져주고 떠난 너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는 지금
조금만 버티었다면 조금만 힘을 냈었더라면
오랜 예전처럼 너와 나,  볼을 잡고 부비부비도 하고
침 튀기며 열띤 논쟁도 하고  콘서트장에 가서 목청 아프도록 소리도 질러보고
어깨동무하며 노래방에서 뛰며 놀며 노래도 부를수 있을텐데

너는 알았니?

쌩한 바람은 곧 멈추고
일상이 평온해질거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