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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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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갈대.


BY 천정자 2006-02-22

누가 내 애길 들어 주냐고

얼굴 흔들며 사는 겨울 갈대가

솜털 다아 날려 보냈다.

바람길에

 

발없이 걸어

발자욱 남기지 못하는 길바닥

 

누가  내 애길 먼저 들어줄까.

귀가 먼 벙어리되어

겨울강 흐르는 소리에

멀대같이 키만 크다.

 

기인 강 옆 하늘이 멀다.

 

 

 

덧) 집 뒷쪽에서 크지도 않고  넓지도 않게 잔잔하게 흐르는 샛강이 있습니다.

맨날 지나가도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고 갈색으로 굳은 그리움이 뭉쳐 갈대숲이

드문 드문 섬으로 살고 있습니다.

  가끔 물오리떼들이 말 걸려고 해도 입이 다아 바람에 날아갔나 영 미동도 않습니다.

그냥 이렇게 겨울갈대를 읽어봅니다, 날씨가 안개되고 흐린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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