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애길 들어 주냐고
얼굴 흔들며 사는 겨울 갈대가
솜털 다아 날려 보냈다.
바람길에
발없이 걸어
발자욱 남기지 못하는 길바닥
누가 내 애길 먼저 들어줄까.
귀가 먼 벙어리되어
겨울강 흐르는 소리에
멀대같이 키만 크다.
기인 강 옆 하늘이 멀다.
덧) 집 뒷쪽에서 크지도 않고 넓지도 않게 잔잔하게 흐르는 샛강이 있습니다.
맨날 지나가도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고 갈색으로 굳은 그리움이 뭉쳐 갈대숲이
드문 드문 섬으로 살고 있습니다.
가끔 물오리떼들이 말 걸려고 해도 입이 다아 바람에 날아갔나 영 미동도 않습니다.
그냥 이렇게 겨울갈대를 읽어봅니다, 날씨가 안개되고 흐린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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