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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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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돈 좀 꿔 줘?


BY 천정자 2006-02-10

언니! 돈 좀 꿔 줘?

아침 댓 바람에 나의 사무실에 들른  직장 동료동생이 내 얼굴을  보자 마자

돈을 꿔 달란다.

 

없는 디...

진짜 없었다.

언니! 그러지말고 잘 생각혀 봐?

카드 결제 할 돈이 모질라서 그려.카드 막으면 한도 다시 살아나면 내 바로 갚을 께..

 

어쩌냐? 난 카드도 없고 통장도 남편이 다아 갖고 있는디..

언니는 돈 다 벌어서 형부 줘?

난 고개를 끄덕 끄덕 했다.

 

넌 돈 많이 벌면서 왜 돈을 꾸냐?

그렇게 난 물었다.

 

동생은 큰일났다는 얼굴이다. 카드 막지못하면  당장 죽을 것 같은 얼굴이다.

언니! 다른사람한테 돈 좀 알아볼 수 없어? 나 급하다 말야?

그 말듣고 다른사람 생각해보니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길바닥에 널부러진 개똥도 약으로 쓸려면 귀하다고 하더니 딱  맞는 말이다.

언니 고객이 많으니까  친하게 지내는 사람한테 전화 해보라고 닥달이다.

근데 그 친한 고객이 돈을 꿔 줄지 안 줄지 모르는 상황이다.

 

차라리 울 남편한테 전화하는게 더 빠르다고 했다.

빨리 하란다. 전화를 했더니

" 전원이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야! 형부  밭에 있나 보다. 일 할땐 전화 안 받어..

뭐? 동생은 눈이 또 커진다.

결제 할  돈이  얼마나 되는데...

백 이십만원이 부족하단다.

 

장기간 사용한 카드라 연체하면  비아이피 회원에서 추락한다고 한다.

또 다른사람 생각 좀 하란다.

이상하다. 내 머리는  생각을 하라면  삼천포로 빠진다고 자주 사용하던 전화번호까지도

잊어 먹는다. 이 동생은  나를 잘 안다. 그래서 더 미치겠다고 팔팔 뛴다.

결제일이 언제 인디?

내일이란다.

아직 시간은 있구먼...

니 남편한테 전화를 해라. 그게 더 빠르겠다..  난  전화수화기를 주면서 말했다.

언니! 몰라서 그려? 알면 난  반목숨 되는 거 몰라?

그니까 내가 그렸잖어? 카드 쓰지 말라고!

 

그나저나 어쩌냐?

동생은 나를 보더니 지 손전화를 준다. 그리고 주민번호, 비밀번호, 주소를 적더니 나보고 카드회사에 전화를 하란다. 돈 꿔주는 대신  카드사에  사정을  잘 말하란다.지는 가슴이 떨려서 말을 잘 못하겠단다.

 

목소리도 디게 이쁘다. 은행카드라 더 살갑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거기유.. 00카드사 맞 쥬?

네 고객님 맞습니다.

 

저기..그러니께 내일이 카드 막는 날인디... 돈이 부족한디 워쩌댄유?

" 네 고객님 그러시면 먼저 부분결제를 하시고  다음 결제일을 이월시키면 됩니다."

 

 전화를 끊고 동생을 보았다.

으이구! 이놈아 니 다시가서 돈 공부하고 오던지, 아니면 쓰던 말던지 결정혀라?

니 목숨이 부분결제하고 이월 된다는 거  니 남편이 알면  좋다고 하겄다.

내 말 듣고 있던 동생이 또 묻는다.

언니! 뭐라는거야?

뭘? 너보고 오래 살으란다. 돈 갚을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