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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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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 때.


BY 천정자 2006-02-08

주둥이가 큰  병을 알고 있다.

그 큰 병에 검은콩도 넣고  참깨도 담아 넣어두었다.

 

한참을 보냈을까

검은콩을 볶아먹을려고 병뚜껑을  열려고 했지만

좀 체 꿈적도 않는다.

 

꼭 고집 센 황소마냥  열어지지 않는 병뚜껑과 난  씨름을 했다.

힘빠진 나는 큰 병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마르고 검게 된 콩이 분명히 있는데

무슨일이 일어 났길 래 문을 안에서 잠궜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힘이 모자른가 했다.

 

투명한 프라스틱 통을 난  다시 제자리로 갔다 놓았다.

그렇게 몇 칠을 잊었다. 그 병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또 콩이 먹고 싶다. 불현듯이 열려지지 않는 콩이 든 프라스틱 병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열어지지 않으면 깨뜨려서 볶아 먹어야지 하고 굳은 결심을 했다.

 

왼쪽으로 힘 껏 돌렸다.

얼라라 ! 열린다. 그렇게 힘 주고 안 열리더니

그 동안 생각이 바뀌었나  보다.

 

콩 볶아 오돌 오돌 씹어먹었다. 톡 톡 소리가  내 입에서 튕긴다.

그러다 그 병이 내 눈에 띠었다.

혹시 이 번에도 열려지지 않으면 깨뜨린다고 했는데.

내 마음을 알았나...

 

또 다시 열어 보았다.

왼쪽으로 살짝 돌렸다. 열린다.

반드시 왼쪽으로 돌려야 만 열리는 문.

 

오른쪽으로 잠기우는 문이다.

내 마음도 혹시 오른쪽으로 잠긴 문일까.

그리하여 반대쪽 왼 쪽으로  열어야 만 하는 마음일까.

 

검은콩이  내 눈동자처럼 까맣다.

그런데도 오돌 오돌 씹고 있다. 왼쪽으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