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가 큰 병을 알고 있다.
그 큰 병에 검은콩도 넣고 참깨도 담아 넣어두었다.
한참을 보냈을까
검은콩을 볶아먹을려고 병뚜껑을 열려고 했지만
좀 체 꿈적도 않는다.
꼭 고집 센 황소마냥 열어지지 않는 병뚜껑과 난 씨름을 했다.
힘빠진 나는 큰 병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마르고 검게 된 콩이 분명히 있는데
무슨일이 일어 났길 래 문을 안에서 잠궜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힘이 모자른가 했다.
투명한 프라스틱 통을 난 다시 제자리로 갔다 놓았다.
그렇게 몇 칠을 잊었다. 그 병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또 콩이 먹고 싶다. 불현듯이 열려지지 않는 콩이 든 프라스틱 병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열어지지 않으면 깨뜨려서 볶아 먹어야지 하고 굳은 결심을 했다.
왼쪽으로 힘 껏 돌렸다.
얼라라 ! 열린다. 그렇게 힘 주고 안 열리더니
그 동안 생각이 바뀌었나 보다.
콩 볶아 오돌 오돌 씹어먹었다. 톡 톡 소리가 내 입에서 튕긴다.
그러다 그 병이 내 눈에 띠었다.
혹시 이 번에도 열려지지 않으면 깨뜨린다고 했는데.
내 마음을 알았나...
또 다시 열어 보았다.
왼쪽으로 살짝 돌렸다. 열린다.
반드시 왼쪽으로 돌려야 만 열리는 문.
오른쪽으로 잠기우는 문이다.
내 마음도 혹시 오른쪽으로 잠긴 문일까.
그리하여 반대쪽 왼 쪽으로 열어야 만 하는 마음일까.
검은콩이 내 눈동자처럼 까맣다.
그런데도 오돌 오돌 씹고 있다. 왼쪽으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