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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쑤다


BY 세번다 2023-02-18

남녁은 동백꽃 잔치 일 것이다
노랑색 복수초 소식도 들려온다
제주도는 매화도 핀듯하다
매화, 복수초  봄의 전령이다
봄 꽃 이나 보러 아무 데나 혼자라도 집을 떠나서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죽을 쑤다오늘은 아침부터 죽을 쑤었다오늘 점심에 엄마가 전에 먹고 싶다는 해물 스파게티를 해주려고 관자도 사고 새우도 다 사 놓고 가려고 했는데
엄마 아버지 어제 만두를 과식해서
탈이 났다고 한다

잘 안 드시는 엄마까지 왜 과식을 했을까
아버지야 당연 그렇다 치지만
아버지는 설사 엄마는 체해서 누워 계신다고 전화로 알았다

아침은 당연이 안먹고 있고
죽 안먹는다고 그냥 굶는다고 아무것도 해오지 말라고 한다
동생은 엄마가 죽을 쑤지 말라고 했다고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그때부터 쌀을 불리고 야채를 다듬어서 잘게 다지고
집에 있는 양파 당근 버섯을 다져서 죽을 쑤었다
죽은 잘 퍼지게 불조졸하면서 지켜서서 저어주어야한다
잠깐 젓는 동안 세탁기 보고 아침이 정말 두시간이 바쁘게 갔다
죽을 쑤고 세탁기는 다돌아가서 빨래만 널어놓고 가방에 죽쑨것 동치미 집에 있는것을 덜어서 친정에 갔다
도착하니 열두시
내 동생은 또 자고 있었나 보다
문도 늦게 열어준다
안 먹겠다는 엄마 대접에 조금 담아드리고 아버지도 드리고 동생도 먹으라고 했다
아버지는 한 대접 금방 다 드신다
엄마는 아버지보다 반정도 양의 드렸는데 겨우 드셨다
소화 효소 있는 것 챙겨서 드시게 하고 배좀 마사지 해드리고 조금 이야기 나누다 집에 왔더니 너무나 피곤했다
난 덕분에 점심 먹는 것도 심란해서 먹지도 않았다
그러고 집에 와서 저녁 준비를 하니 몸이 역시 힘들었나 보다

현기증이 나서 잠깐 누어 있다가 저녁 준비를 했나 보다
이 정도도 나도  힘든 것이 되었다

같이 사는 동생은 그저 엄마가 '하지 마', '안 먹을 거야' 소리치면 그냥 그소리 그대로 내버려둔다

하기는 나한테도 그러신다 
 난 그 고집을 꺾고 해다 드리지만 내동생은 그럴 베짱도 지 몸도 힘드니 안 하려고 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나도 이제 더 이상 동생한테 싫은 소리 안 하려고 한다
눈에 노모가 힘든 것이 안 보이는 것인지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여기나 보다
저러다 엄마가 힘들어서 먼저 가더라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의 고집을 나도 말릴 재간이 이제는 지쳐버렸나 보다
아버지 생일이 곧 돌아와서 아버지 좋아하는 봄셔츠 새로 한벌 사놓은것도 들고 갔는데 아버지는 당장 입으시려고 해서 삼월 중순에나 따뜻해짐 입으라고 하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고
아버지 생일에 온다고 아버지 좋아하는 소고기를 사드리던지 하라고 그냥 돈을 주고 나왔다
엄마는 그 돈 안 쓰실 것이다
하지만 물가 많이 오르고 월세는 안 들어오고 있는 돈 헐어 쓰지 안을거면  생활비가 모자르기는 하실 것이다

이제는  아버지 좋아하는 것 줄인다고 해도 그냥 내버려두려고 한다
아버지 한우 고기 타령 한다고 좀 싼 것 사는 것 사려고

마트 가서 줄도 서고 하셨나 본데
그것도 한정품 으로 사니 줄도 길게 서야 하고 일찍 가야 하지만
노인네가 힘드시니 좀 하다가 포기하셨나 보다
동생은 가지도 않으니 몇 번 엄마가 나가서 줄섰다가 포기하고 오셨나 보다
그래서 한우 고기나 편한데서 사시라고 돈 드렸는데 하기는
아버지는 고기를 많이 드심 안되니까 안 사드려도 되기는 하다
여동생한테 공과금 이라도 내라고 말했더니 귓등 으로도 안 들어서

어차피 생활비 절대 안낼 생각으로 엄마의 그 심한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모르쇠로 사는 동생인데 엄마가 대놓고 생활비 내놓으라고 다그칠 거면
다그치게 내버려 둘것이다
정 생활비가 모자람 그러시겠지
난 정말 그 지경까지 감정 상하지 않게 하려고 동생 야단도 치고 설득도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으니 내가 포기다
남동생한테도 식 자재 사오지 말고 현금으로 드리던지 하라고 말해야겠다
아버지도 남동생이 사다 준 수입 고기 많이 드셔서 탈이 잘나고 하니까 그게 나을 것이다
정 필요 할때 엄마가 알아서 식자재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여적 좋은 재료 고기니 생선이니 과일 등 사서 보내고 했지만
잘 드셔도 비싼 것 왜 샀냐 소리만 들었다
남동생이 사다준 싼 식재료는 맛있다고 하시면서 에휴
아마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다

출가외인 돈쓰지 말라고 하는데 난 엄마 입에 맞는 것 해서 좀이라도 영양 보충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돼지고기도 안 드시고 소고기도 수입 고기는 누린내 나서 안 드시니
위가 나쁨 비위도 약해져서 그리 되는 것이다

오늘같이 죽 쑤어서 가고 가끔 잡채나 해서 가고
조금 씩만 음식 해가고 현금으로 드려야겠다
그동안 사실 장 보는 앵겔 지수도 높기는 하였다

친정에 음식 재료 사서 해다 주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는 하였다
언니 믿고서 계속 음식도 안 하고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더 하기 싫어하는 동생을 위해서 그 애도 어쩔 수없이 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은 친정에 다녀와서 너무 속상해서 힘도 들었지만 좀 울기도 했다
지금도 두서 없이 감정 풀이 하듯 글을 쓰니 눈물이 나온다

2017년 제주도 절물휴양림에서 찍은 복수초 사진
유일하게 엄마 아버지 모시고 다녀왔던 여행이다
이 여행도 정말 통 사정 하다시피 해서 모시고 다녀왔던 여행의 추억 속의 꽃 사진이다
죽을 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