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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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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BY 씽씽코알라 2006-01-29

겨울비

 

촉촉히 흩 뿌려지는 차가운 감촉

소리없이 흐물흐물 내려 부딛쳐 오는 소리

어두컴컴한 공기와 스산한 이기분,

 두손 꼭 부여잡고 한 우산 속을 파고드는

연인들의 모습이 감미롭다.

 

이 비가 그치면 다가올 추위에

걱정근심 놓치지 않는

아줌마들의 종종이는 발걸음이

바쁘게 지나치는 시간을 한탄한다.

 

빈 주머니에 주먹 불끈 쥐고 푹 찔러 넣으며

마냥 움추려드는 어깨를 애써 치켜새우는

아저씨들의 허새와 허탈한 웃음 소리를

묻혀 내는 겨울의 추적이는 소리,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조차 집안으로 삼켜버렸다.

 

밤사이 혹 얼지나 않을까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외출 금지령 마저 허락한다.

가벼운 지갑속의 동전들은

오랜 만에 휴식을 맛본다.

아주 오랜 만에 찬 겨울비의 덕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