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기를 그만 낳으라고 포대기가 없어졌나?
14년전 큰아이를 낳았을때 친정엄마께서 사준 하늘색 겨울용포대기.
10년전에 낳은 둘째도 그 포대기로 업어키웠다.
작년10월에 늦둥이를 출산하러 병원에 가기전에 옷장을 뒤졌을때 놀랍게도 위의 두 아이를 키운 포대기, 베내저고리, 천기저귀, 등 신생아 용품들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었다.
그것들을 빨아서 빨랫대에 널고 있자니 막내시누이가
'언니 애하나 더 낳을려고 작정하고 있었던거 아녜요?' 라면서 웃으며 놀리는 투로 말했다.
"그런건 아니였는데..." 나는 절대로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의 아기들을 키운 신생아용품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했나보다...
'그걸 너무 소중하게 간직해서 늦둥이가 생겼었나...'
'이젠 진짜로 아기 그만 낳으라고 포대기가 없어진걸까...'
우리나라 아기엄마들에게는 더없이 소중아 육아도구가 포대기이다.
아기가 울어도 업고,
아파서 보채도 업고,
아기 돌봐줄 사람이 없을땐 업고서 일하고...
아기를 업고 외출을 하면 몸이야 힘들지만 마음은 더없이 편하다.
아기랑 같이 있어서 좋고, 아기 운다고 집에 빨리 오라는 호출이 없어서 좋다.
어디선가 들은 기억으로는 서양처럼 아기와 배를 마주하고 앞으로 안는것 보다는
아기의 배와 엄마의 등이 맞닫게 업는 한국식이 엄마와 아기사이에 음양의 조화가 맞아서 좋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것 같다.
위로 아들둘을 키우다가 뒤늦게 얻은 내딸 상은이.
'내손으로 직접 꽃그림이 있는 분홍색 여름포대기를 하나 사줘볼까... 그리고 올여름, 가을동안 신나게 업고 다녀봐...."
내일 또다시 포대기를 찿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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