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끝은 어디에 있습니까" 대지에서는 파란색을 찾아 볼 수가 없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라보며 지루한 겨울을 참고 견디어 온 것은 파릇파릇 새싹이 트지는 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끝없이 흐르는 시간과 함께 너, 나 없이 농부는 농부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각자의 할 일을 찾아 떠나고 있는데 농심은 파란 새싹을 기다리고 어린 학생들은 입학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얀 눈이 왠 말인가 아직도 겨울은 끝나지 않았단 말인가 차갑고 매서운 겨울의 꼬리는 어디에 어디에 숨어 있단 말인가 추웠다가 녹았다가 하는 사이에 예쁘게 올라온 냉이는 사람들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꽁꽁 얼어서 사람들과 만날 수도 없고 파란 싹이 얼어서 허물어지고 있다. 담 밑에 쌓인 저 눈이 언제나 녹을까 언제쯤이면 파란 싹을 만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겨울의 끝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