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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


BY 쪽빛하늘 2006-02-06

겨울 산행

 

 

세찬 바람 두 볼 가득 맞으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산을 오른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 까지 하고
찬바람을 가르며, 하얗게 내린 눈은

얼어서 미끄럽기도 하지만
저만치 보이는 햇빛을 따라
한발 한발 오르며 산속에
맑은 공기에 온몸이 젖어드네

산 중턱에 오르니 햇빛으로 인해
따뜻하지만 길에는 어제 밤에 내린
눈이 살짝 얼어서 하얀 융단 깔려있고
한발 한발 내 딛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두 사람의 발밑에서
쉴세 없이 뽀드득 뽀드득 거리고 있다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하얀 눈 위에는 밤새 내린

하얀 눈이 신기해서
뛰어다닌 흔적들이 남아있다
조그마한 고라니 발자국 토끼 발자국
풀숲으로 조심스럽게 난 산새들의 발자국

그리고 낙엽들이 나 뒹군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얀 눈은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더욱 많이 싸여있고

계속해서 조금마한 고라니 발자국은
산 정상을 지나 산 너머까지 계속 나 있었다.
산 정상에는 커다란 바위가 우람하게 서 있어서
그 만 올라오라고 소리치는 것 갔다.

산 정상에 바위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물 한 모금 마시고 하산
파란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푸른색을 잃은 풀들은 누렇게 되어도

그 모습이 쓸쓸해 보이지는 않았다.
나무는 나무대로 풀은 풀대로
차가운 겨울을 의연하게 견디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아직도 남아있는 빨간 단풍이 바람에 흔들림이 정겹다.

우리 신랑 마스크가 꽁꽁 얼어서 차갑다고 했다.
그래도 푹신푹신한 눈을 밟으면서
내려 올 때 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에
장단 맞추어서 신나게 산을 내려왔다.

오히려 차가 다니는 도로가 더욱 바람이 차갑다.
내 두 볼이 따끔 따끔 꽁꽁 얼어붙는 것 같았다.
“아이 추워라”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