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949

천만다행


BY 마가렛 2023-01-19

평소에 누워계시지 않으시는 아버님이 누워계신다.
어디 편찮으시냐는 나의 질문에 응달진 눈길에서 뒤로 넘어지셨단다.
며칠전 쌓인 눈이 제대로 안 녹은 곳에서 변을 당하신 모양이다.
친구분 만나러 나가실 때 벌어진 상황인데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종로에서 친구분 만나고 집으로 들어오시는데 몸이 이상하고 걷기가 힘들어 하시니 50대 아저씨가 지나가시다가
아버님을 도와 아파트 입구까지 함께 오셨단다.
참으로 친절하신 분이시다.
병원에 가보자고 하시니 다음 날 아침에 두고 보시겠단다.
저녁도 방에서 드시니 갑갑하시겠지.
아침이 되니 당연히 더 아프셔서 병원을 모시고 갔다.
동네에서 유명한 병원이라 분주하고 시간이 오래걸린다.
의사선생님 질문에 너무 상세히 말씀 하시려고 하시니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셔서 그때의 상황을 간략하게 말씀드렸다.
X-ray 결과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단다.
다만 뒤로 넘어지면서 충격으로 허리가 아프시고  오른 손인대가 늘어나서 당분간 물리치료와 약을 드시면 된단다.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은 노파심에 입원이야기까지 운운하기에
내가 더 걱정이 되었었다.
조심 또조심하시는 성격이신 아버님도 눈길에선 순간적으로
아차 싶으신거 같은데 당분간 고생이시겠다.
코로나에 이어 식사도 방에서 하셔야 될 거 같으니 나도 힘들겠지만
편찮으신 분에 비하랴?
물리치료 받던 중 옆동에 사는 언니가 전화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중
신권바꾼다며 나의 상황을 듣고선 언니가 나의 신권까지 바꿔주신다니  얼마나 고마운지.
가끔 언니는 뜻밖의 전화와 작은선물로 나를 감동시킨다.
아버님과 오전내내 병원에서 보내다가 언니의 통화와 친절함에
답답한 마음이 풀어져서 고마웠다.
식사한번 하자는데 설날지나고 시간이 되면 하자고 했다.
뜻밖의 전화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언니
난 전화를 별로 안 하는 사람인데 이언니에게 배운다.
카톡도 좋지만 괜찮은 목소리 들려주는 것도 반갑고 좋은 일이라고.
그런데 아직은 목소리가 되돌아 오지 않았다.

천만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