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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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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


BY 플러스 2010-03-24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알프스 산자락을 잊지 못해 마음의 병을 얻을 만큼 그리워했다던데,  나는 아마 이 곳에서 프랑크푸르트가 그리운 모양입니다.   거리거리를 자동차로 누비면서  그저 둘러 봄이 아니라 무언가 익숙한 것, 또는 그리운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처럼 스스로 느낄 때가 있으니요.


  지난 두 어 달간 .. 마치 집중포화를 맞기라도 하듯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열 시간이 조금 넘는 비행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큰 탈이 났습니다.   몇 끼를 굶다시피하고  또 약간의 밥과 김만으로  몇 끼를 연명하고야  몸이 조금 추스려지던 지난 주일 오후..  빗발이 듬성듬성 흩날리는 시내의 한 거리에서  빨간 바탕에  흰 글자로 쓰여진  낯익은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vapiano.   다양한 구성의 파스타와 피자도 맛있지만,  아이들과 후식으로 즐겨 먹곤 했던 초콜릿 조각케잌의 깊은 맛이 가끔은 한국에서도 그리워지곤 하던 식당이었습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독일인들과는 전혀 다른 면면들로 인해 조금씩 당황스럽던 몇 번의 경험을 잠시 잊게 할 만큼,  친숙하게 맞아주는 점원을 지나 자리에 앉아 메뉴를 들어  그 초콜릿케잌이 있는 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름이 조금 달랐습니다.   Death by chocolate...  독일에서는 그 풍부하고 진한 맛이  '초콜릿에 빠져 죽을(Death in chocolate) 만큼' 인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초콜릿에 의해' 그렇게 될 만큼인 모양이었습니다.  ^^

 

  오늘은 아침 일찍 혼자 집에서 오 분 여 거리에 있는 공원에 나가 보았습니다.   거리거리에서든  상점에서든,  또는 사람들에게서든.... 또는 나무들이 우거진 공원에서든  기억 속의 아릿한 그리움이나  친숙함은 내게로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도시인 모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