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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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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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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BY 김효숙 2023-01-03

6개월전  혈뇨가 나와서 병원엘 갔다
비뇨기과...  처음 가보는 곳이라 어색하기만 했다
선생님   혈뇨가 나와서 왔어요
전문의니까    내 말을 듣고 곧바로 ct  를 찍자고 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콩팥에 돌이 두개나 있다고 한다
걷거나 움직일  때 마다 서로 부딪쳐서  혈뇨로 나온다고 한다

이 몸둥아리는 왜   아픈데도 많을까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한다
며칠 뒤  성심병원으로 가서 또 ct를 찍으니 돌을 깨야한다며 다음 예약을 잡았다
걱정도 되었지만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던 나는 겁은 나지 않았다
드디어 날자가   되어 갔는데 의사선생님 부친이 위급해서 오늘 못오신다고 한다
잘됐다싶어서 집으로 왔다.. 그 후로 두번이나 갔는데  부친으로 말미암아
진료를 볼수가 없다고 한다
다행하게도 몸은 다른 변화가 없어 6개월을  그냥 보냈다
병원도 자주 가던 병원이 친정 집 같아 결국은 서울로 갔다
식도정맥류로 다니던 소화기 내과에서 콩펕애   돌을 발견해
비뇨기과에서  돌을 깼다
얼떨결에 해서인지 아픈지도 몰랐다
보름지나 사진을 찍으니 돌아 남아있어 두번째 시술을 했다
무언가 무거운 것으로 콩팥을 누르고 호흡도 얕게 쉬라며 30 분간
밖에서 충격을 가해 돌을 레이저로 깬다
드디어 끝
며칠 있다가 사진을 찍으니 안 보인다고 한다
한달 후  소량의 혈뇨가 보이니 한번만 검사를 더해보자고 해서 가는 날이다
병원 본관을 들어가려고 후문을 지나는데  침대에 하얀 천을 덮고 검고 굵은 고무줄로
사람을 묶었는데 다리를 펴지 못한 상태인 시체가 장례식장 으로 끌려 들어간다
키도 크다 아.. 하필이면 내 눈에  그 모습이 보였을까
그 사람은 몇 살일까   아이구.. 간다 온다 말도 없이 사람이 저렇게 가는구나
곱게 덮어 장례식장으로 가는 줄도 모르고 저렇게 가는구나
순간 슬픔이 엄습해 온다
아마도 오래 아팠는지 뒤따라 오는 사람도 없다
갈 때는 말없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저렇게 가버리는구나
지워지지 않는 그 모습을 가슴에 담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산 사람들은 커피 숍에서 웃고 떠들고 점심시간이라  음식점에서 먹고
그래 그렇게 살다 가는구나  
대신 울어 줄 수도 없고  마음만 아프다
비뇨기과에서 이상 없음 소리를  듣고 나는 안도에 한숨을 짓는다
또 한고비 넘겼구나
내 몸뚱어리도 병 투성이 언제 내가 말없이 누워  끌리는 대로 가버리는 주인공이 돌지 모른다
그저 오늘 감사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원수지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 가장 복된 일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