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추웠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워서 꼼짝을 안 하고 책과 가까이 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남편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려고
사무실 근처에 맛있는 베이커리 카페를 갔더니 대기번호가 너무 길어서
사무실로 되돌아 갔단다.
내일은 바쁜 날이라 케이크 먹을 시간이 없다고 미리 댕겨서 먹고 싶어하는
남편의 마음을 읽고 "내가 케이크를 쏠게~" 하면서 톡을 보냈다.
굳이 안 먹어도 되지만 그래도 기쁜 날이니 함께하면 좋겠단 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집을 가려다 혹시나 하고 당근 앱을 펼쳐보니
다양한 케이크 쿠폰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 쿠폰을 현금 결제하고
기다리니 쿠폰이 곧 도착했다.
원하는 케이크를 5천원 인하된 가격으로 사니까 공짜는 아니지만 절약한 가격으로
사서 기분이 좋고 케이크 덕분에 산책까지 하니 일석이조다.
작년에 케이크 쿠폰을 받았는데 제 때 사용을 하지 않아 물 건너간 일이 떠올라 잠시 배가 아팠다.
쿠폰 잘 사용하겠다고 톡을 보내며 메리크리스마스~ 라고 덧붙여 보냈더니
상대방에선 해피 뉴이어! 라는 답에 혼자 웃어본다.
며칠 전에도 옷장을 열어보니 안 입는 겨울코트가 눈에 띄었다.
색상이 예쁜 붉은 계열의 코트라 한 겨울에 잘 입었는데, 이젠 좀 무거워서
안 입을 거 같았다.
이젠 가벼운 옷이 좋다 보니 옛 옷들은 자꾸 정리를 하게 된다.
당근에 올리니 금방 하트가 많아지더니 어떤 분이 조심스레 반값 택배로
보내 줄 수 있냐고 묻기에 좀 귀찮아지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런다고 했다.
타인에게 가는 내 옷을 정성껏 포장을 해서 박스에 담았다.
그날은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라 다음날에 보내 주고 싶었지만
성격이 금방 처리해야 마음이 개운해서 눈 오는 길을 바둑이와 함께가 아닌
나홀로 편의점을 두어 번을 왔다 갔다 했다.
알고 보니 반값 택배가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크기에 준해야 된다고 한다.
좀더 다양하게 반값 택배를 보낼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할 수 없이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고 주소를 다시 받아서
일반택배로 보냈다.
강아지가 아파서 제때 답을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에
괜찮다고 강아지는 좀 어떠냐고 묻는 나에게 고맙다고 하시니 서로 알지도 못하고,
얼굴도 모르는 분과의 톡이 훈훈하다.
당근 앱. 당신의 근처라는 당근. 앱을 참 잘 만들었다.
가끔은 사기 당한 사람도 있다하고, 약속을 어겨서 불편하고,
무료 나눔을 하면 까탈 스럽게 물어보고 약속도 자기 편한 곳으로 하자는
얌체족도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당근은 안 쓰는 제품을 나눔을 하는 데는
공이 크다.
나도 당근을 통해서 소소히 용돈을 버는 셈이다.
당근이 아니면 그게 거의 재활용품에 넣거나 쓰레기가 되니 환경에도 일조를 한다.
오래된 그릇은 나눔을 해도 잘 안 나누어 지니까 재활용하는 날에 내 놓거나
태우면 안 되는 봉투에 넣어야겠다.
날씨가 추워서 베란다에서 떨고 있는 몇 개의 화분을 거실로 옮겨 놓으니
어느새 제라늄이 꽃망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