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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BY 그린플라워 2022-12-15

올해는 이사하느라 고생했다고 남편이 김장김치를 사먹자고 했다.
일단 동의는 했으나 동생네 김장을 해주고 나니 나도 김장이 하고싶어졌다.
아들에게 절임배추 40킬로를 주문해달라고 했더니 엄마 병난다고 절대 안된다는 걸 20킬로만 주문해달라고 했다.
동생은 절임배추 60킬로가 도착한날 가보니 다른 동생이 그제서야 마늘을 갈고 있었다.
김장속 30킬로를 40만5000원에 절임배추 60킬로를 14만1000원에 주문하고 양념을 추가로 더하는 거다.
어차피 예정되어 있던 거 마늘과 생강 다져놓고 쪽파와 갓도 썰어서 준비해 두면 좋으련만 참 지독하게도 느긋하다.
속을 넣게 되자 그제서야 묵은 김치통을 비우고 씻느라 분주하다. 성질 급한 나는 속이 뒤집어진다.
그렇게 당사자가 메롱거리는 바람에 김치는 나와 그 아래 동생이 다했다.
해마다 당사자는 어정대느라 김치속 한번 안 넣고 김장을 하곤 한다.

내 김장을 도와주러 오겠다는데 사양했다. 혼자하는 게 훨씬 편하다.
금요일에 배추가 오는데 나는 어제 평촌 농수산물시장에 가서 장봐와서 황태, 다시마육수 내서 찹쌀풀 쑤고 양념 다 갈아서 고춧가루 반을 넣고 양념을 따로 해두고 무채도 썰어뒀다.
당일에는 무채에 나머지 고춧가루로 물들이고 갓과 쪽파와 대파 두뿌리와 배채와 통깨를 섞어서 양념과 버무려놓으면 된다.
시간이 남길래 배추 한포기를 여섯쪽 내고 무 한개, 사과 한개, 배 한개, 청양고추, 쪽파와 갓으로 백김치겸 동치미를 한통 담궜다.
하룻밤 실온에 익혀 맛을 보니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