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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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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


BY 마가렛 2022-12-11

며칠 전에 주문한 박대가 도착되었다는 문자를 학인하고 나의 발걸음은 바빠졌다.
모처럼 옛동네 친구들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집으로 가던 중에 받은 문자는 나의 저녁반찬을 해결하는데 완전 도움이 되었다.
박대는 남편이 특히 좋아하는 생선이다.
나와 바닷가 부근을 여행할 때면 박대정식을 먹거나 주변에 말리고 있는 박대를 사자고 나에게 조르는 남편이었다.
솔직히 난 박대의 맛을 잘 몰랐다.
그러던중 남편에 이끌려 몇 번 먹어보니 그 담백함과 고고함이 맘에 들었다.
살이 넉넉한 고등어나 삼치, 민어도 맛있지만
요즘 반건조된 박대도 맛있겠다 싶어서 주문을 한 것이다.

넉넉하게 기름을 두르고 길죽하고 큼직한 박대를 잘라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우니 먹기도 전에 군침이 돈다.
살이 통통한 가운데 토막을 아버님께 드리고 ...
접시에 그득 올려놓은 박대를 본 남편은 기분이 좋은지
"오래간만에 보는 박대네. 아주 살이 통통하군."
하면서 살점을 떼어 입에 넣더니 만족한 미소를 짓는다.
아버님도 말씀은 없으시지만 맛나시게 잘 드시는 걸 보고는
남편이 살을 발라 아버님 접시에 올려 드린다.
솔직히 남편도 아버님께 살갑게 대하지는 않는데
요즘 늦게 철이 들었는지 아버님을 종종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두어번 그렇게 하니 아버님은 됐다며  손짓으로 그만하라 하신다.
나도 가끔은 아버님께 생선을 발라서 드리고 싶지만 마음뿐이지
행동으로 잘 옮겨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운데 토막의 생선이나 고기는 미리 아버님 접시에 올려드린다.
열마리의 박대가 순식간일 거 같은데 그러면 어떠랴~
맛있는 곳을 알았으니 또 주문해서 먹으면 되는거지,
겨울이 한창일 때는 과메기도 쌈배추에 김과 초장에 싸 먹으면
그만인데 다음번에 과메기도 한번 주문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