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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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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우화 - 뱀과 하와 7


BY 플러스 2006-04-03

여자의  손에  들린  복숭아를  바라보며  뱀이  여자에게  말을  건네었습니다.

 

" 복숭아로구나.   너는  그것을  먹어도 보았니?  쉬이이. "

 

" 물론이지. "

 

" 어떤  맛이니 ? "

 

여자가  잠시  뱀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중얼거렸습니다.

 

"  그렇지.  너는  복숭아를  먹지  못하지.. "

 

"  그렇지.  쉬이이..  "

 

뱀이  가만히  웃음짓듯하며   여자의  말을  따라했습니다.   그리고는  정색을  하듯  덧붙였습니다.

 

"  나라는  존재가  과일을  먹고  살  수 있도록  창조된  존재라면,  애써서  작은  동물을  뒤쫓을  필요가  있겠니?   너처럼  과일을  따러 다니기라도  하겠지.   쉬이이...  나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이,  생존 체계가  그렇게  만들어진  동물인 거지.   그렇지.    쉬이이... "

 

 여자가  대답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래.  그  복숭아 맛이  어떠니?  쉬이이.  "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했습니다.

 

"응.  향그럽게   잘  익은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면,   온  입 안에  복숭아꽃  향기가  퍼지는  것  같단다.   그리고 향기롭고  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배어들지.  "

 

"그래.   그렇구나.  쉬이이...    그런데,  그게  정말이니?   "

 

여자가  말을  끊은 채로  뱀을  바라보았습니다.

 

" 하나님이  너희더러  동산에  있는  어떤  과일도   먹지  말라고  한 것이?   쉬이이.. "

 

여자가  깜짝 놀라며  대답했습니다.

 

" 무슨  소리야.   우리는  어떤  과일도  다  먹을  수  있어. "

 

뱀이  그런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여자가  자신의  손에  들린  복숭아를  조심스럽게  쳐다  보았습니다.

 

침묵을  깨고  뱀이  말했습니다.

 

" 그래.  너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것은  아니었던  거야.  쉬이이"

 

여자가  다시  눈을  들어  뱀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  여자의  눈에  희미한  두려움이  보였습니다.   그런  여자를  흘깃  바라본  뱀이  눈을  돌려  주변을  둘러 보며  말했습니다.

 

"날이  참  좋구나.   바람결에  묻어오는  복숭아  냄새에  네가  말한  향기와  네가  말한  달콤하다는  맛이  들어 있는 듯 하구나.   쉬이이...   이제는  이전에  맡던  냄새하고는  달라. "

 

그런  뱀을  보며  마음이  잠시  놓인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먹을  수  없는   과일은  그거야.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에  달린  과일.   우린  그것은  먹을  수 없게 되어 있어.    하나님이  말씀하시길   우리가  그걸  먹거나  만지기라도  하는 날엔  우리는  죽게  될  거래. "

 

"뭐?   죽는다고?   "

 

뱀이  놀란듯  거칠게  되받았습니다.    여자가  뱀의  기세에  놀라며  움찔했습니다.

 

" 너희는  죽지 않아.  쉬이이... "

 

뱀이  소리를  낮추었습니다.

 

" 네가  말하는  나무가  무얼  말하는 지  나는  알아.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아.   하나님이  그렇게  말한  것은  너희가  그  과일을  먹는  날에는  너희의  눈이  열릴  것을  알기 때문이야.    그래서  먹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지.  쉬이이... "

 

뱀의  말에  놀란  여자는  대꾸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서  뱀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 그렇지만,  그럴 리가  없어. "

 

여자가  잠시 후  휘청거리듯   중얼거렸습니다.

 

뱀이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 무엇때문에  먹거나  만지면  죽을  몹쓸 나무를  동산에,  그것도  가장  귀한  것인 양  동산의  중앙에  심어 놓았겠니.    쉬이이...  "

 

여자가  다시  눈을  들어  뱀을  바라보았습니다.   뱀은   그런 여자를  응시하며   조용히  덧붙였습니다.

 

" 그 과일을  먹게 되면,   너희는  하나님과  같아지지. "

 

뱀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의  눈이  두려움으로  커졌습니다.

 

" 하나님처럼  모든  것을  알게 되지.   선과  악  모두. "

 

뱀은  자신의  눈에  고정된 채로  멈추어진  여자의  커다란  눈을  남겨  둔 채로,    뒤돌아 풀숲 안으로  조용히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