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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우화 - 뱀과 하와 2


BY 플러스 2006-02-06

그 날은  급작스럽게  다가왔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술렁임으로  어수선하던 하늘이  일순간에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이  하늘  높은 곳  위에서부터  가장  낮은 곳까지  잠잠히  꿰뚫듯  울려 퍼졌습니다.

 

"빛이 있으라"

 

천사는  최대한으로  몸을  숨긴 채,    천지가  생성되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흑암 가운데에서  탄생되는  광채와  대지와  궁창을  지켜보며  그는  마른 침을  삼켰습니다.   광대한  공간  가운데에  생성되는  광명들과   그  안에  가득히  생성되는  새로운  생명들도  지켜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이  다해갈  즈음,   어느 순간  그 분의  멈춤  안에서  천사는  온  몸을  죄어오는  긴장 안에서  숨을  죽였습니다.   그 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들자"

 

그 분의 손이  조용히  대기를  뚫고  생명의  씨앗을  품은  대지로  내려왔습니다.   천사는  목을  조이는 듯한  긴장  안에서  두 눈을  부릅뜬 채로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 분의  손이  지으신  형상이  대지  위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그  '인간'의  코에   자신의  생기를  불어 넣으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천사는  자신에게  결핍된  무엇인가가   인간에게  생성되어지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천사의  부릅 뜬 눈은  벌겋게  충혈되었습니다. 

 

인간은  두 발로 대지를  딛고  그  위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  인간을  향해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땅을  다스리라.   땅 위의  모든  생물의  주인이 되어  다스릴 찌니라."

 

분노감에  사로잡힌  천사는  급하게  돌아  그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더 이상  바라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은신처로  돌아 온  그는  다시는  땅의  주인된  인간의  세계로  내려가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천상 위 아래를  오고 가는  천사들의  이야기 소리와  소문은   그에게도  곧  도달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새로이  지으신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는 지를,   그리고  그 분이  지으신  '인간'이  그 분을  따라  얼마나    세상을  완전하고  아름답게  다스리고  있는  지를,   또한  그 분이  그것을  얼마나  기뻐하고  계신 지를  이야기하며   하나님을  찬송하고  또  찬송하고  있었습니다.   그 분이  그  인간을  위해  만드신  특별한  동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  동산 안에  그 분이  친히  내려가셔서  거니시며  인간과  대화하기도  하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와   생명나무  또한  동산 안에  있음에도,  먹지말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인간이  얼마나  잘  순종하고  있는 지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리가  없어.   흙 따위로  만든  인간이  그렇게  완벽한  가운데에  있을 리가  없어.    헛점이  있을 거야.    분명히  헛점이  있을 거야.'

 

질투심에  눈이  번들거리는  그가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위해  친히 만드신  동산 안으로  숨어 들어,   동산의  곳곳을  살폈습니다.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가득한  그  동산의  중앙에  서 있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그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절대자는  그런  존재라니까.    이렇게  손쉬운 곳에   치명적이  될 수도  있는  약점을   방치해 두고  있다니. '

 

천사의  만면에   의기양양한  웃음이  번져나갔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천사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빛의  기운이  동산 안으로  갑자기  흘러들었습니다.    그 분이심을  직감한  천사는  몸을  숨겼습니다.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긴장한  천사는  더욱  몸을  움츠린 채  그 분을  지켜보았습니다.   인간이  깊이  잠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깊이  잠든 인간에게서  취하신  갈빗대로  하나님이  또 한 존재를  만드시고  계셨습니다.   천사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그  존재를  지켜보았습니다.   그 존재는  허탈할 만큼  약해 보였습니다.   그  존재는  아담이라  불리는  인간과  닮았으나,   달랐습니다.    그 약하고  불완전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천사는  그  새로운  존재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새로운  존재를  이끌어  아담에게로  데려가셨습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아담이  그 존재를 기쁨으로  맞았습니다.  

 

천사는  아담이  '여자'라  이름한  존재를   커다래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경계심도  경쟁심도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천사는   어리벙벙한  채로    자신의  은신처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