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보니 버려야할 것들을 고스란히 끌고온 덕분에 이사를 두번하는 것같은 품이 들어갔다.
남편은 쪼가리 하나도 못버리게 하는 사람이라 몰래 버리지도 못하고 허락을 받아야 버릴 수 있으므로 장롱, 책꽂이, 사방탁자, 김치냉장고를 버리고 못버리게한 물건들을 일단 가지고 이사를 와보니 새집에 헌물건들이 고물상처럼 보였다.
까다롭기 짝이없는 근처에 사는 두 여동생들이 난리가 났다.
가져온 가구들 다버리고 새로 사라고 했다.
다행이 관리사무실에서 폐가구 버리는 스티커를 팔아서 수월하게 버릴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처럼 이사온 후에 가구 버리는 집도 꽤 있어서 위로가 되었다.
식탁 위에는 아무것도 두지말라고도 했다.
식탁 위에 절반은 무언가를 올려놓고 살다가 두 동생들 등쌀에 시키는대로 했다.
두 동생들은 별나게 정리정돈을 잘하고 살아서 모델하우스처럼 해놓고 사는데 나는 마음껏 늘여놓고 살다가 손님이 와야만 치우곤 했었다.
이제는 수납공간이 많아서 늘여놓고 살지않아도 되지만 물건 둔 자리가 익숙치 않아서 여기저기 열어봐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오늘도 두 여동생이 엄마까지 모시고 와서 온갖 잔소리를 다 퍼붓고 갔다.
외식을 하러 나가자고 했는데 밥집과 메뉴선택이 까다로워서 결국 우리집에서 부대찌개와 냉동실에 있던 족발로 저녁식사를 하고 갔다.
"앞으로는 수시로 올 거니까 맛있는 거 준비해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