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달에 한번 인 친구들 모임이다
동탄에서 광역 버스를 한 시간을 타고 잠실로 갔다
나이들을 먹어서인지 한 건물에 있는 음식점들을 바꿔가며 만난다
때로는 입맛에 맞을 때도 있고 기름기 많은 서양 요리들은 먹고 나서도
더부룩하기도 한다
아홉 명중 여덟명이 오는대로 작은 식당에서 먹고 옆에 커피숍과 어우러져 있는
셀러드 바로 모이기로 했다 오늘 점심은 전복 비빔밥을 먼저 온 친구들과 서너명이
메밀 부치기와 먹었다 깔끔하고 단백해서 맛나게 먹었다
먼저 먹은 친구들은 커피숍으로 갔다 이십여분 지나니 모두와서 앉았다
커피를 마시며 내년 칠순 여행이야기가 나왔는데 각자 예약된 여행들이 하나 둘 씩 이야기가 나온다 딸이 둘 씩 인 세 친구는 스페인으로 파견나간 딸이 한달 오라고 하여 간다고 한다
한 친구는 미국으로 이민 간 딸들이 엄마 아빠 칠순 여행 다 준비해 놨다고 간다하고
한친구는 딸 둘이 다 의사가 되어 자주 외국으로 여행가고 오늘은 엄마 아빠 가을 여행 시켜 준다고 점심만 먹고 떠났다
하하 아들이 둘 씩 인 친구와 나는 둘다 우리 아들 하나 장가 가고 그 친구는 아직도 갈 생각을 안 하니 우리 둘이는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다
남매를 두고 있는 친구들은 삶이 넉넉하니 가고 싶으면 여행가고 편하게 산다
딸이 하나인 친구는 워낙 입도 무겁고 잘살아도 이런저런 자랑을 하지 않는다
각자 주어진 삶 속에 감사하며 사는 믿음에 친구들
칠순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할 뿐인데 난 할말이 없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 마음은 우울 해져 온다
처음엔 우리 남편이 제일 젊고 잘나가는 화이트 칼라였지
그대로만 잘 나갔다면 지금쯤 나는 사장 사모님 으로 잘 살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친다
보증과 imf 로 하루 아침에 가난해졌고 한번 쓰러지면 일어서기가 참 힘이 든다
아이들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해주고 늘 미안한 마음이었었다
며칠전만 하더라도 모임도 가기 싫었다
아픈 모습도 보이기 싫었고 이런 저런 이야기속에 자꾸만 기죽어 가는 내 모습이 싫었었기 때문이다 에이 그래도 바람 쏘이러 다녀오면 내가 살았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 할 수 있고
세상 사람들도 구경하고 걸으니 운동도 하고 그래도 친구가 있으니 좋은데 하고 나온 게 참 좋았다 사람에겐 누구나 다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게야
몇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들을 들으며 앉아 있었다
내게 복이라면 남이 헤아려 주지 못하는 부분 들 울 헤아려 주는 따뜻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아 감사하고 아주 작은 부분에서 감사한 조건들을 느낄 수 있어 또한 감사하다
내속에서 현실과 삶에 비교들이 말없는 우울감으로 교차 될 때도 있지만 난 능히 스쳐가는 바람이라니 하고 이겨낸다
많은 생각들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난 오늘 하루도 이겨냈구나 칭찬해준다
딩동....카톡이 노크를 해서 보니 남편에 카톡이다 7시까지 오세요
대구 매운탕 끓여 저녁 먹자고 한다
잠실에서 동탄 에 오니 6시45분이다
내 마음을 알았을까 대구 매운탕에 우울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행복이 별거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