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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김치 담그기


BY 마가렛 2022-10-04

손이 아프다는 핑계로 불량주부로 살다가 모처럼 김치를 담그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른 주부들이 보면 아주 쉬운 얼갈이열무 김치다.
그럼에도 나에겐 오래간만에 담그는 김치라서 배추김치보단 쉽지만 나름 시간이 필요하더라.계획적인 사람과 즉흥적인 사람의 중간이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사실 오늘은 김치 담그는 계획은 없었다.
도서관에 상호대차한 책을 찾으러 가다가 자주 이용하는 마트를 지나치면서
싱싱한 열무와 얼갈이가 가지런히 누워 있었는데 나의 뇌에서 신호를 보낸다.
김치냉장고의 배추김치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얼른 사라고 재촉을 하는 것이다.
튼실한 얼갈이와 길쭉한 열무를 카트에 담으면서 시간을 계산했다.
오후에 내가 주문한 것이 배달되면 천천히 다듬어서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김치를 담그지 않으니 고추가루가 잘 줄어들지 않더니 오늘 고추가루가 줄어든 것을 보니
고추가루를 주문해야 될 것 같다.
올해는 고추가루 가격도 비싸겠지?
아닌게 아니라 요즘 싼 게 뭐가 있나? 생각을 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김치를 담그는데도 예식이 필요한 나는 주변을 정리하고 순서대로 하나씩 준비를 하며
야채 절이는 동안에 잠깐동안 한잔의 커피를 마신다.
역시 이럴 때 마시는 커피는 꿀맛이다.
커피를 한잔으로 줄이려고 하는데 오늘은 예외다.
어제는 커피가 쓰고 맛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컨디션에 따라 커피 맛도 다르겠지만, 오늘의 커피는 바닥이 보일때까지 맛있게 마셨다.
김치냉장고 중간사이즈 통에 하나 가득 담아 있는 김치를 보니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도 별거 아닌 일로 뿌듯하니 좋다.
인생이란 오늘같이 작은 일에 즐거워하고 미소 짓는 날이 많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기쁨이고 행복이다.
파라핀으로 손관리를 꾸준히 하니 그전보다 조금 손이 나아지는 기분이다.
나도 알고 보면 게으른 여자는 아닌데 손이 아프다는 이유로 뒷걸음 칠 때가 종종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안 하는게 당연시 되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좀더 도전을 해보자.
이러다가 이번 김장도 내 손으로??
남편은 하지말라고 손사래를 치겠지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오래간만에 김치 담그기
가까이 가야 보이는 작은꽃.고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