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고대산 가는 길에 배추밭을 지나다보니
배추들의 뚱뚱한 허리가 묶여 있었다.
배추 속이 차기 시작하면 해야 되는 작업이라 했다.
짚단을 구하기 어려워 노끈을 준비했다.
하얗고 붉은 끈으로 야무진 마무리를 마친 배추들도 있고
늦게 심었는지 아니면 모종대신 씨앗을 뿌려서인지
늦되어 보이는 속이 빈 배추도 있었다.
81번 푯말이 서 있는 곳이 우리 밭이다.
잘 자란 것은 한아름은 될 듯하다.
노끈으로 배추 허리를 잘 묶어 주었다.
몇포기는 성장이 더디지만 대부분 잘 자라주어서
올해 김장은 거뜬히 할 수 있겠다.
고추도 빻아놓았고,마늘도 갈아놓았고,젓갈 준비 해놨고
배추도 잘 키웠고,김장 준비 반은 끝냈다.
3~4주 후에는 김장을 해야겠다.
처음 시작할 때의 파란 마음처럼 온 밭이 파랗지만은 않았다.
더러는 비어 황량한 밭도 생겼고 더러는 돌보지 않아
시들고 지친 고춧대가 낡은 허수아비처럼 비틀거리며
서 있기도 하여 가을날 저녁처럼 쓸쓸해 뵈는 밭도 있었다.
몇 년 경험있다던 옆 농장은 무슨 일이 있는지 이번 농사는
소홀한 듯하다.좋은 일이었음 좋겠다.
배추 두 포기를 뽑아와서 버무린 겉절이가 싱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