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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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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맑음


BY 모퉁이 2005-09-06

어머님의 담석 증상이 가라 앉게 되어 아버님을 모시는 일은

당분간 유보되었지만 어머님의 불같은 성화는 그치지 않으셨다.

이십년을 넘게 지내다 보니 어머님의 목소리 높이로도

심기를 알아차리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을 하게 되었다.

노부모에게 전화 한 통이 가장 좋은 효도라 하지만

그것에도 돈이 같이 했을 때 말이다.

돈이 효도하는 세상이다 라는 말에 나는 손을 들고 싶다.

 

태풍 나비가 북상중이라는 뉴스가 어머님 곁으로 다가 앉게 만든다.

우려했던  말씀대신 우리집도 피해 없도록 조심하라고 하신다.

태풍이 비켜간 듯 마음에 고요가 찾아든다.

그러나 늘 폭풍전야가  머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비의 날개짓으로 비는 뿌리지 않지만 바람이 심하게 분다.

이렇게 볕 좋은 날이면 무언가 말리고 싶다는

이웃댁의 애교에 토란대를 두 단샀다.

껍질을 벗겨서 썰어 말렸다가 겨우내 국거리로 쓴다는

알뜰한 그녀의 행동을 닮기로 했다.

 

마른 고추도 스무근이나 샀다.

반은 실어야겠다.

아버님 좋아하시는 명란젓을 사야겠다.

목캔디를 씹은 느낌이다.

내일 또 다른 태풍이 온다해도

 어쨋거나 오늘은 맑음이다.

 

2005-09-06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