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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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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오늘 뭐했노?


BY 모퉁이 2005-09-06

   
  작가 :모퉁이

유난히 저녁잠이 많은 나는 하루의 뉴스 집합시간인

9시를 간신히 넘기고 10시가 되면 거의 죽음에 가깝다.

그래서 남들 즐겨 보는 미니시리즈나 기타 드라마를 잘 못본다.

그 공포의 10시를 지나면 겨우 한시간 더 참았다가 11시면

벼락이 떨어지지 않는한 잠을 잔다.

지금 딸아이가 고2인데 입시생 엄마노릇 할려면 나는 한참 멀었다.

잠오지 않는 방법 전수받아 나도 까만밤 하얗게 지새우고 싶다.

오늘은 글쓰느라 아직 잠 오지 않아 다행이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재밌다고 소문난 '대장금'을 할 시간 5분?? 정도 남았을까.

광고나가는 시간에 잠깐 눈 붙이고 가서 봐야지.

거실에는 남편이 턱허니 자리하고 있어서 나는 아이방에 가서

아이랑 이야기 나누는척 하다 침대위에 홀라당 들어가 누워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내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그 소리에 놀라 화들짝 일어났다.

입가에 질펀한 물기까지 묻어있다.

 

'엄마~! 시끄러워 공부도 못하겠네~'

'내가 왜~?지지배도 참....'

 

시침을 뚝 떼고 거실로 나가 남자옆에 앉았다.

어린 장금에서 숙녀장금으로 변한 대장금이 막 시작되었나보다.

 

'당신.. 오늘 뭐했노?'

'뭐하긴..낮에 등산하고 집안일 하고 일이야 많이했지..왜..?'

 

아까 내가 놀란 소리는 다름아닌 내 코고는 소리였었던 것이었다.

왜..깜빡 순간적으로 잠든 것이 깊은 잠이 되어 나도 모르게

코를 골며 잤던 모양이었다.

숨어 잔 것이 들통나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나도 몰랐던 코고는 버릇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날이었다.

아...나도 코를 골때가 있었다.

신비스러울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머슥했다.

그러나 이젠 맘놓고 코골며 자도 괜찮겠다.

이래서 처음이 중요한가 보다.

 

 

2003-10-01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