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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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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BY 모퉁이 2005-05-06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산에도 못가고 백화점 전단 세일이 있다해서

나는 해당사항도 안되면서 눈구경만 하기로 하고 따라 나섰다.

어느 백화점 꼭대기에서 커피 두 잔을 공짜로

얻어 마실수 있는 전단지도 있었다.

이미지 사진을 보니 근사한 커피 전문점의 고급 커피같았다.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며 공짜라 해서 다리품을 팔았다.

커피 컵 치고는 꽤나 큰 종이컵에 커피를 따라 주었다.

그 커피는 설탕,프림을 넣지 않고 먹어야 제 맛이라 해서 그냥 받아왔다.

한모금 마셔보니 내 입맛에 맞지 않다.

태운 누룽지맛 처럼 쓰다.

설탕을 넣을걸 그랬다.

다시 가지러 가자니 촌스럽고(벌써 촌스럽지만)

그냥 먹자니 맛에 비해 양이 너무 많다.

결국 다 마시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2500원짜리 순대국을 먹고 자판기에서 뽑은 100원 짜리 커피가 더 맛있다.

나는 커피맛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니와  커피를 썩 즐기지도 않는다.

커피 전문점의 커피 이름도,맛도 생소해서

주문한 커피가 나오지 않아도 아마 그러려니 할 것이다.

그래도 입에 맞는 커피는 커피 하나 반 설탕,프림 각각 두스푼을 넣은

혼합 커피다.

썩 좋아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셔본 커피 맛 중에는

산행 중에 잠깐 앉아 숨고르기 하며 마시는 커피맛이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에 정다운 사람과 꼭 멋진 장소가 아니어도

낡은 식탁 앞이거나 낮은 교자상에 마주 앉아서

지난 이야기 도란거리며 마시는 커피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