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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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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BY 마가렛 2022-09-15


"안녕!!" 하고 말하며
손까지 흔들며 인사하는 나에게 꼬마가 해맑게 웃으면서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하고 신난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꼬마의 엄마도 덩달아 웃으며 인사를 한다.정말 닮은꼴의 모녀다.
도서관을 지나가는 이른아침에 처음보는 이들과의 인사가 싱그럽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려는 엄마와 꼬마에게 다시한번 인사를 건넨다.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주니 꼬마도 엄마도 경쾌한 응답을 해주니 뭔가 모르게 선물 받은 기분이다.
나는 우리성당이 아닌 다른성당에 미사참례를 위해 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따금씩 다른성당에 가는 이유는 그쪽에 볼일이 있거나 갑자기 그곳 신부님의 통쾌한 강론이, 신자들과 주고받으면서 격없게 강론하시는 신부님 특유의 스타일이 좋아서이다
역시나 명쾌하고 경쾌하게 강론하시며 책 한권을 추천해 주시는데
박노해님의 '걷는 독서'라는 책이다.
짧은 문구와 영어로 읽어 주시더니 장난스럽게 웃으시며 "알아 들으시죠?"하시며 툭 건네시는 말씀에 친근감이 묻어난다.
 성가를 부르실 때의 신부님의
목소리는 어느 성가대의 단원 못지 않게 풍성한 음색이 좋다.
추천하신 책을 사무실에 비치해 놓을테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보시라며 그책을 여러명에게 선물했다는 말씀에 관심이 더욱 쏠려 미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내려갔다. 신부님이 면담 중이시라 책이 아직 도착전이라는 말에 조금 실망을 하면서 도서관으로 냅따 달렸다.
검색을 해서 책을 펼쳐놓고 숨가쁘게 넘겨보았다.
짧은 글 속의 긴여운을 되새기며 한장씩 넘기고 다시 앞장으로 반복하며 느낀 점은 박노해님의 해안과
역시 짧은 글은 긴 글보다 펙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신부님과 같은 세례명을 가진 사람을 예전에 만난적이 있다.
 20대 초 풋내기 대학생 시절 국립도서관에서 경제학 원론 첫 리포트를 쓰려고 낑낑거리고 있을 때,  조용히 나타나 리포트 쓰는 방법을 차근하게 알려준 목소리 좋은 남학생. 듬직한 모습이 좋으면서도 괜시리 도도하게 행동했던 나의 콧대 높았던 그시절 , 그때 참좋았지. 뭐가 걱정이었을까?
젊음이여 사랑이여~~~
노래를 좋아한다며 같이 대학가요제까지 같이 나가자고 끄득였지만
내 노래실력이 그정도는 아니라 사양을 했었지.
그랬더니 테이프에 좋은 성가를 녹음해서 손편지와 함께 선물로 주었는데...
갑자기 그시절이 그립고 한번쯤 되돌아 가고싶은 마음은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이야일까? 아님 삶의 고달픔을 탈피하고 싶어서 일까?


며칠 마음이 그랬다.
추석연휴 후유증인지 몸도 마음도 좀 우울하고 다운되었다.
오늘 꼬맹이의 아침 인사로 입가에 웃음이 보여 감사하다.
모처럼 마음 넓은 친구와의 통화도 즐거웠고 ...
웃자. 많이 웃자. 스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