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바람 속으로 드는 일이 급선무였다.
떠밀리지 않기 위해선 내가 떠밀어내야 하는 냉혹한 사회의 구조처럼
처음에는 다분히 계산적인 출발이었다고나 할까.
가끔은 그렇기도 하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나를 밀어 넣는 것,
철저하게 나를 방기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손쉽게 자신을 발견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
아침 출근길, 제멋대로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추스리며
언뜻 떠올렸던..
신호대기에 걸려
눈앞에서 내가 타야할 시간을 놓쳐버렸다.
미련처럼 길게 167번 버스를 좇으며 허방에 든 마음이
다시 뒤에 올 10분을 기다리면서
그 땐 더 이상 사방으로 춤추는 머리칼을 추스리고 싶지 않았다.
바람에게도 그만의 가락조가 있어
참 짓궂게도 나를 흘기다 얼레다 농을 걸기도 했다.
그래
처음으로 지금껏 몰랐던 어떤 미미한 느낌이 왔다
바람의 음계가 전하는 시린 겨울의 심장을 살짝 들여다 본 듯한.
피하려고만 했던 그가
방어벽을 허물고 내 가슴을 열자 더 이상 바람이 아니었음을
그 속살에서 그만이 가지고 온
그리 멀지 않은 날의 발아를 엿들었다.
오늘 아침 난
잃어버린 10분으로 하여
아주 소중한 바람의 속살을 더듬었다.
바람속으로 온전하게 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