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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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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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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BY 최지인 2006-05-12

 

지금껏 이런저런 명분으로 선물이란 걸

참 많이도 주고 받았다.

달력에 동그랗게 표시되어 있는 날짜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그 달의 가정경제가 휘청거리기도, 여유를 만지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주고받는 마음일 터인데

 

어찌된 일인지 요즘은

마음보다는 보여지는 돈의 가치에 사랑이나 관심을

손익계산서 따지듯 매기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요즘 뜻하지 않은 광경을 접하면서

'선물'의 의미를 곰곰히 다시 짚어보게 된다.

 

비둘기 부부의 둥지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면서

그 눈물겨운 사투와도 같은 일련의 행동들은

살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적당한 변명으로

내가 피하듯 포기하려했던 생활의 단면들을 다시 돌아보고

추스릴 수 있는 반성의 시간을 안겨주었으니..

슬럼프에 빠진 나에게 적기에 찾아든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해야겠다.

 

더불어 생각해본다.

그동안 나에게 찾아와  내 등에 손을 얹어 준 선물들에 대해 

 

끝이 없을 것 같은 경제적 목조임에

마음이 저 밑바닥을 기고 있을 때

남편의 "힘들지, 조금만 참자"라는 말 한마디가

'사랑해'라는 천마디 보다

백화점을 통째로 들어다 줘도 바꾸지 않을 소중함이었다.

 

아이가 아파 병원 응급실에서

40도를 웃도는 고열과 싸울 때

벌써 사나흘 먼저 와 병원 복도 한쪽에서

병실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까칠한 엄마의

"곧 좋아질 거예요, 용기내세요" 라는 말은

까만 암흑으로 보이던 세상에 빛으로 걸린 등이었다.

 

결혼기념일이니 생일이니 하는 날에

금방 시들고 말 아까운 꽃바구니며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케잌이며 요란한 향수보다

서툰 솜씨로 미역국을 끓여 아침상을 차려준 남편의 성의가

이 세상 최고의 감동이었다.

 

아파도 드러내지 못하고

짜투리 시간 겨우 마련하여 이불 깔고 누운 엄마에게

행여나 소리날까 까치발 하고 조심조심

살짝 방문을 열고 근심스럽게 들여다보던 아이들의 눈망울에

내 삶에 저 별들이 있어 하늘은 존재하리라 여겼었다.

 

새로운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 길을 향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내 속의 또 다른 내가 되어 묵묵히

내 꿈을 찍어 준 남편의 응원과 배려덕분에

혼자만의 오래된 약속을 비로소 일구어낸 5월의 미소,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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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곳곳에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삶의 질곡들이

때로는 기쁨과 희망으로 때로는 슬픔과 아픔의 선물로 다가와

끝없이 나의 살을 키우고 비워냈음을 깨닫는다.

 

그리 염려스럽던 비둘기 둥지는

옆 건물 옥상으로 무사히 옮겨졌고

이제 목쉰 비둘기의 처절한 울음은 들리지 않는다.

잠시 품지 못했던 알이

고르지 못한 기후에 더해 무사히 부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나는 믿고 싶다.

불행한 일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잠시 멈칫했던 내 삶의 보풀들을 다듬어 다시 희망을 걸어두듯..

 

더하여 하고 싶은 말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약속을 지켜준 고마운 그 아자씨...만세,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