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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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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이어야 하는 것


BY 최지인 2006-03-15

한 여자이기에 앞서

한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책임 진 자리,

'엄마'라는 이름.

 

난 과연 어디쯤에 발 딛고 선 사람일까

 

오늘 터무니없는 내 자신을 망연히 들여다 본다

내 감정에 빠져

아이 학교에 참관수업을 빼먹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겉으론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미안하다고 슬쩍 사과하니

엄마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의젓하게 말하는 아이.

 

늘 뒷통수 채이고야 뒤돌아 보는 나

그렇게도 섬세하던 모성의 세포줄기는

다 어디로 팔아먹었나

 

살면서

내 딛고 선 자리를 잘 갈무리해야

죽을 때 떳떳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우선이어야 하는 것,

가족이란 풍경을 만들어감에 있어

꼭 필요한 줄기가 이렇게 흔들거려서야..

 

그나저나

오늘 저녁 남편에겐 뭐라고 말해야 하나

아이랑 적당히 말 맞추어 넘어가야지 싶지만

양심이 찔린다.. 

 

정신 좀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