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만 학원 안가고
친구들이랑 눈싸움하고 놀면 안돼요..?"
" 이녀석, 눈은 눈이고 학원은 학원이지
얼른 가. 학원 늦겠다".
눈치 살살 살피면서
미적 미적^^거리는 아들 녀석.
"아이, 엄마아~~~"
생전 안부리던 애교 작전 돌입이다.
순간 맘속은 흔들리는데 애써 냉정을 가장해서
"아, 얼른 가. 어여어~~"
억지로 등 떠밀어 학원에 보냈는데
쏟아지는 눈발을 보고 있자니
괜한 미련을 떨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깟거 하루 빼먹는다고
아가 어찌 되는 것도 아닌데..
어른인 나도 이리 설레이는데
우리 아들 심정은 오죽했을까..
이 노릇을 어찌할꼬
이 못난 에미를 어이할꼬..
항상 후회는 뒤늦은 발목을 잡는다..
울집 강쥐(록희-시츄)도 태어나서 눈은 처음인지라
있는 힘을 다해서 눈을 향해 짖어댄다
이크,,이러다 민원 들어올라 싶어
얼른 강쥐를 안고 창밖을 내다 보노라니
알 수 없는 감정의 물결이 스치고 지나간다..
무슨 숙제라도 하는 듯
얼른 커피 포트에 불을 당겨
은근한 향기를 들이마시며 마음을 다스려 본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감정을 그 누군가도 느끼고 있을까'
손가락을 움직이려다 머쓱이며 다시 내려놓는다
절제된 감정의 교류도 나름의 변이라 여기며..
흐~~'
어쨌든,,
오늘 연인들 핸드폰에 불좀 났것다..
.....2004. 12월 눈 내리던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