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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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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 제초제를 ,,,,,,,,,,,,


BY 헬레네 2008-07-22

초복이자 토요일인날 저녁 6시  ,,,, 어제 미리 와있던 여동생과 조카에 이어

제부가 도착 한다는 전갈에 부랴부랴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

한창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전화가 울렸다 . 받고보니 ,,,,,,,남동생의 황급한

목소리가 " 누나 큰일 났어 우리모두 병원에 가야돼 낮에먹은 고추조림

제초제 먹고 죽은 고추래 " 한다  " 뭐이 제초제 라고 근데? " 제초제의

독성을 모르는 나는 그저 막연히 풀이 죽는 약이겠거니 했다 .

답답해진 남동생이 " 누나 그거 농약 중에서도 독성이 제일 강한거야

그라목손 이란 제초제 인데 그거먹고 살아난 사람이 없어 지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직접 먹지않고 간접적으로 먹었지만 당장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해 뭔말인지 알았지 나지금 병원으로 먼저 갈테니까 조양리로

올라가서 엄마와 아주머니 모시고 병원으로 빨리와 " 딸깍 전화는

끊어지고 몽~하니 섰다가 정신을 차리고 방금 도착해 식탁에 앉은

제부에게 대충 설명을하고 튀쳐나와 차를 몰았다 .

 

설상 가상 ,,,,,,,,, 엄마와 통화가 안된다 .

낮에 넘어지시며 휴대폰을 물에 빠트렸단다 . 가슴이 덜덜 떨렸다 .

 

이웃집 아주머니가 함께 점심을 먹었으니 그분까지 모시고 원창 고개를 넘어

오는데 빗길에 안개까지 자욱히  낀 밤길이 최악 이었다 . 8시가 다돼서야 도착한

성심병원 응급실은 제초제 환자 7명 으로 법석대기 시작했고 먼저가서 피를뽑고

링거를 꽃고있던 남동생이 우리를 보더니 피식 웃는다  . 다행히 피검사에서 반응이

안나왔단다 .휴~우 가슴을 쓸어내리고 엄마에게 " 밭에 고추가 그렇게 많더구만

하필  제초제 고추야 " 했더니 미안하단다 .

 

어께에 둘러메고 한손으로 펌프질을 해가며 농약을 주는통이 있는데 며칠전

제초제를 주고 고추밭에 벌레가 있어서 살충제를 준다고 타서 줬는데 통에서

나오는 호스에 먼저줬던 제초제가 뿜어져 나오면서 고추가 두고랑이 죽었단다 .

그걸 아깝다고 따다가 오징어를 넣고 조림 반찬을 하신거다 .

 

초복 이라고 낮에 올라가서 삼계탕을 끓여서 엄마와 ,나 ,울남편 , 남동생 ,여동생

이웃집 아주머니 까지 함께 먹었는데 엄마가 고추조림을 방금했다며 내어주시는데

아 ~~ 진짜 맛있었다 . 원래 울엄마가 부엌일을 싫어하셔서 음식하고는 거리가

먼데 모처럼 맛있게 하셨다. 그래서 남동생이 " 이거 진짜 엄마가 한거 맞아 "

하니까 울 남편 " 장모님이 이렇게 맛있게 하시는줄 몰랐어요 " 한다 .

우리모두 엄마음식 이라면 맛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뜻밖의 반전이었다 .

" 엄마 이거 뭐 넣고했어 " 하며 한접시를 다 비우고나자 엄마가 하는 말이

 " 청량고추가 매울까봐 물에다 하룻밤 울궜더니 하나도 안맵지"  하신다 .

1시쯤에 먹고 3시쯤에 내려오면서 남동생과 여동생은 맛있다고 나누어서 싸왔다 .

 

내려 와 헤여져 집으로 돌아간 남동생이 올케와 저녁을 먹으며 엄마의 고추조림을

맛있다고 거의 다먹어갈 즈음 올케가 " 이거혹시 제초제 먹고 죽은고추를  

어머니가 아깝다고 요리하신거 아냐 " 하는 올케의 말에 아차싶어 확인 했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다고 대답하는데  남동생은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단다 .

농대를 졸업해서 20년째 도청의 농업직인 남동생은 제초제의 독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황급히 달려오신 내과 과장님은 우리 7 명 전원을 입원 하라신다 .

피검사에서 반응은 안나왔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며 제초제의 독성을

무섭게 설명하신다. 작정하고 마셨다면 병뚜껑으로 하나인지 티스푼 으로

하나인지 용량을 가늠할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자기도 처음이라 황당하지만

일단 입원해서 아침 저녁으로 추이를 지켜 봐야한단다 .

허~`헛참  남들은 복이라고 보신을 하는데 제초제 보신이라니 ,,,,,,,,,,,,,,

 

농사 삼년차인 울엄마 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더니 " 아이고 선생님요 내가

야들을 다 죽이뿔라고  멕인게 아이고요  아침에 약을주고 낮에 고추가 죽길레

호스로 물을 뿌려가며 다 씻어주고 며칠을 세워 놨는데 비가 삼일을 왔고요.

또 하룻밤을 울과 냈으니 농약은 다 없어진거 아닙니까요 " 한다.

눈물 콧물 훔쳐가며 설명하는 엄마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의사선생님이 할머니가

그렇게 얘기하시니 우리가 더 애매합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요  ,,,,,,,,,

가족들이 의논끝에 피검사에서 반응이 안나오고 했으니  입원하지 않겠으며

만일의 경우 병원측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자퇴서를 쓰고 약을 받아서 나왔는데

으휴~~ 병원비는 자그만치 50만원 돈이다 .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

 

병원에서 준약은 갯펄의 흙물 이었다 .

제초제란 것이 열에도 물에도 중화가 잘 안되는데 흙에는 중화가 잘돼서

약 자체가 그렇단다 . 먹으면 입에 흙이 씹힌다 . 그 흙물을 4시간에 한번씩

4번을 먹으란다 . 남동생 내외만 빼고 엄마와 이웃 아줌마 그리고 여동생까지

4시간에 한번씩 그 흙물을 먹고 흙물과 함께 동반되는 설사가 몸속 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 이라는데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린 식구들이 허여무리한

얼굴로 아침을 맞았다 .

 

다음날 ,,,,, 오후에 엄마를 모시고 올라 가는데 그 쩡쩡하던 노인네가 풀이

팍 ` 죽었다 ." 에이고 오십만원이믄 고추가 백근인데 뱅원비로 꼬추 백근이

날아가뿟네 " 하시길레 " 그래도 나 태어나고 처음으로 엄마가 해준음식 제일

맛나게 먹었네 엄마 고추조림 한번 더해줘 "했더니 "시끄럿 이년아~~"

화를 내다가 갑자기 은근한 목소리로 " 맛은~~있드나 "하시기에 깔깔깔

웃으면서 " 엄마 글타고 제초제 고추요리 또 하게 ~ " 했더니 막 웃으신다 .

뱃속에 세균들은 싸~~악 죽었겠다. 휴우~ 복날에 제초제로 몸보신한번 잘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