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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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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처음처럼.......


BY 헬레네 2006-02-01

내가 운영하는가게에 어쩌다 가끔 들러서

동동주를 마시고 가는 선남 선녀가 있었다 .

 

반년쯤 사귀는가 했더니 어느날 " 아줌마 우리 결혼해요

11월 6일인데 국수 드시러 오세요 " 한다 .

 

어이구 날리학교에 난리 났네 1회 졸업생이 나왔네 ,,,,,,,,,

했더니만 좋아라 웃더니 며칠후에 청첩장을 갖다준다

 

속으로 " 에이 이런것 까진 안받아도 되는데 " 하면서도

경사니까 가보는것도 괜찮겠지 ? 일요일날 서둘러 식장에 도착했다 .

 

드디어 지루하고 요식적인 주례선생님의 말씀시간  늘~~그렇듯이

명문가의 자제로서 시작되는 주례님의 말씀에 아이고 졸려라 하며

두눈을 치켜 뜨는데 부부에게 제일 필요한것이 무엇이냐 ?

사랑이다  치~~ 그건 나도안다 .  이어지는말씀 !!!누구나

다 아는것이지만 실천은 어렵다 , 5년이고 10년이고 살다보면

서로가 지루해져서 아침에 출근할땐 , 대~에충 "갔다~와요 "

저녁에 퇴근해오면 쳐다 보지도 않고 목소리로만 " 어 , 왔어 "

그러지 마라 아침에 출근할땐 현관에 서서 작별의 포옹을 해주며

" 여보 오늘도 수고하세요 " 저녁에 들어올땐 반갑게 달려가서

입맞춤하며 " 여보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피곤하죠 " 그렇게해라 "

보약 필요없다 마음의 보약을 주고 받아라 였다 .

 

듣는순간 내얘기를 하고 있구나 가슴이 찔렸다 .

쳐다 보지도 않고 " 왔어 " 가  반, 그나마도 오거나 말거나가 반 ,

왜 ? 이렇게 되었을까 반성도 해보지만 애쓰고 싶지도 않았다 .

 

내가 오늘 이애길 들을려고 여기에 왔구나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축의금 봉투에다가 내손으로 써넣은 글귀가 생각났다 .

" 두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며 항상 처음처럼,,,,,,,,, 이라고 써서

축의금을 내고 들어 왔으면서도 정작 나는 실천을 안했구나 .

 

세상의 병은 절반이 마음의 병이라지 그래 오늘 부터는

마음의 보약을 주리라 .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

 

저녁무렵 ,가게에서 저녁을 먹고 딸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 

가라고 하자 " 싫어 술 더마실거야 " 한다 " 아이가 감기걸려서 힘들어 하잖아 '

술도 마실만큼 마셨고 " 짜증이 밀려왔다 .

 

마지 못해 집으로 돌아간 남편은 가게 문을 닫고 새벽 두시가 넘어서 돌아와

보니 아이만 재워놓고  없었다 ." 니가 그러면 그렇지 "다음날 아침에 들어왔다 .

 

보약은 커녕 말도 섞지않고 쳐다도 안보고 꼭 일주일만인 일요일 아침

난데없이 돼지고기 두근과 소주 한병을 사들고 들어왔다 .

말없이 쳐다 보자 " 응 이따가 아버지 산소에좀 갈려고 " 한다 .

왜 ? 낼모래 제사인데 갑자기? 하자 " 그냥 가고 싶네 " 한다 "그럼 그렇게해 "

사우나 갔다와서 바로 갈거야 하며 나간 사람이 들어오질 않는다 .

 

불안한 예감은 적중했다 . 밤 열두시에 가게에 나타나서 열쇠가 없어서

집에 못들어간대나 만취 상태로 젊은 손님들앞에서 있는 대로 추태를 부리고

내 열쇠를 받아쥐곤 비틀 대며 가더니 새벽 3시에 귀가한 내게 문을 안 열어준다

아니 !!못 열어 준다 . 발로 차면 경비가 올라 올테고 9층이라 담도 못넘으니 ,,,,,,,

차에서 밤을 세고 아침에 들어오니 혼수 상태다 .

 

16일은 시아버지 제삿날 17일은 결혼 기념일이다.

제사는 말없이 지냈지만 결혼 기념일은 말없이 못한다.

생각해 보니까 작년에도 그랬던것같다. 마음의 보약을 어찌 줄것인가 ?

 

부부간의 관계는 탁구나 배드민턴을치듯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지

혼자선 못한다 내가 아무리 서브를 잘해도 상대편이 공을 죽이면 맥 빠진다.

 

시아버지 제사상을 차리기 위해 마트에 장을 보러갔는데 결제를 하자

결혼 기념일 축하 멧세지가 뜨면서 포인트를 높여 주더니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자 또 축하 멧세지가 떴다 .

 

혼자서 히죽이 웃다가 축하를 받을 일인지 땅을 치고 억울해 할 일인지

나도 모르겠다 . 14 주년이라 차~~암 오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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