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먼 곳에 잇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정 안에 있다
최현옥
결혼 전 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하여 결혼 후 아이들을 출산할 때 몇 주 쉬고는
벌써 불혹의 반열인 40 중반 을 넘어선 지금까지 직접 사장도 되어 보았고 직장 생활도
했던 난 20일 전에 8년 가까이 예식장 관리 운영을 책임 맡고 있었던 부산 범일 지점이
문을 닫으면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 지금 쉬고 있다.
말 하자면 직업이 이제는 온전한 주부인 셈이다.
동안 무슨 연유인지 결혼후 가졌던 모든 일들이 주말에 일을 하는 업종에 종사를 하게 된
까닭에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주말이 단 하루도 없었다.
아이들은 유치원 때에도 초등학교 때에도 역시 중학교 때에도 그랬지만 지금 큰 딸 아이가
고3 그 밑에 중3 아들이 있지만 변변한 여행 한번 같이 동행 한 적이 없었다.
어련히 우리 엄마는 일 하는 엄마! 다른 집 엄마 아빠가 쉬는 날에도 일을 나가는 엄마로
낙인이 찍혀 어떤 계획 조차도 세우려 하지를 않았다.
남편 역시도 일요일 날 가족들과 등산 한번 가고 싶어도 깨운 하지 못한 분위기 때문에
매번 망설이다 그만 두곤 했었다.
아이들과 등산이나 갔다 오세요. 하면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 없이 아이들 하고 산이나 아님 어디를 가는 것도 나쁘진 않는데.....
왠지 에미 없는 자식 데리고 외출하는 느낌이 들어 싫다고 했다.
불 같은 성격 탓에 때론 다투기도 하고 싸움도 하지만 그래도 아내라는 자리가 남편에게는
커게 자리잡고 있나보다.
물론 나 혼자 좋으라고 다니는 직장은 아니었지만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일요일 날 바쁜 출근을 하면서도 찡 한 마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집에서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 우리 집에서는 바램 아닌, 한번만이라도....
물론 아이들이 표를 내고 투정을 부리고 하지 않았지만 어린 마음속에 아마도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본다. 나 또한 어렸을 때 그러 했으니.....
우리 아이들 역시 간절히 바라는 것 중에 하나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잠겨져 있는 대문을 직접
열쇠로 열지 않고 엄마! 하고 인터폰을 누루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가
" 그래 이제 오니 힘들었지! 하며 두 팔 벌려 안아주고 힘든 학교 생활에 축 쳐져서 돌아 온
아이의 어깨도 쓰다듬어 주고 머리도 한번 만져주고, 어서 씻고 와서 엄마가 만들어 놓은
맛있는 간식 먹으렴 " 하며
다른집 엄마들처럼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늘 그리워 했을 것이라고...
그런 간단한 아이들의 소망도 이제껏 들어 주지 못했던 나 역시도 마음이 늘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착하게도 잘 견디어 주었고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그리고 각자 스스로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준비물이랑 숙제랑 해야 할 일들을
미루거나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잘 해주어 무엇보다 고마웠다.
그리고 딸 아이는 내겐 참 많은 힘이 되어 주었다.
한 참 멋 모르고 뛰어 놀 나이인 초등학교 3학년 때 부터 직장에서 돌아와 입은 옷도
벗지 않고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을 준비하는 바쁜 엄마의 모습이 저 보기에는
마음 아팠던지 어느 날 부터 밥 하는 엄마의 모습을 진지하게 몇 일간 눈여겨 보더니
하루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 여보세요. 하고보니 딸 아이 목소리었다.
" 엄마! 엄마! " 해 놓고는 말을 연결하지 않고 뜸을 들인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아이의 반응에 무슨일이 생긴건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어
" 왜, 왜그러니 공주야! 무슨 일 있는거니! , 하며 반문을 하니....
" 엄마 있잖아요. 오늘 저녁 밥 공주가 했어요. "
그러니 바쁘게 뛰어 오지 말고 천천히 오세요. 하는것이 아닌가?
딸의 말에 한동안 대답도 못하고 있는 사이 눈물이 핑그레 돌면서
금방 뺨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공주야! (딸 아이의 집에서 호칭이다) 정말이니? 하고 되 물으니
" 응.... 엄마, 걱정 마세요. 밥 맛잇게 잘 됐어요. 하는게 아닌가?
걱정 반 고마움 반 으로 뛰어 오지 말라고 부탁한 딸아이의 말도 듣지 않고 서둘러
집에 도착하였다.
전기 밥솥 뚜껑을 여는 순간 고슬고슬하게 윤기가 나는 밥 알들이 .....
내 눈을 의심하며 아니, 몇 십년을 해온 이 엄마보다 우리 공주가 어찌 이렇게
밥을 알맞게 잘 지어 놓았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놀란 얼굴로 아이를 돌아보니
옆에서 마치 거봐! 엄마 ! 공주 말 맞지? 하는 것 같은 얼굴로 내 입술만 쳐다본다.
난 딸아이를 부등켜 안고는 뺨에 뽀뽀를 해주며,
우리 공주님이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하며 울먹이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어린 마음에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 보였으면 저 어린 것이.....
딸 아이가 직장 생활 하는 엄마를 도와준다고 시작한 저녁밥 짓기는
그 날 한 번에 그치지 아니하고 내가 직장을 그만 둔 20일 전 까지 계속 되어었다.
강요가 아니라 저 스스로......
정말 참 대견하기 그지 없다. 엄마 보다 지금은 밥을 할 때 물 조정을 더 잘한다.
남편이 몇 칠 전 밥을 조금 무르게 한 밥을 먹어며 하는 말
" 오늘 밥 공주 엄마 실력이네....한다. 많은 밥은 잘 하는 편인데.... 적은 밥은 이상하게
너무 꼬들하지 않으면 조금 무르게 하는 밥 시력을 놓고는 딸 아이 앞에서 무안 아닌
무안을 준다.
그 말에 딸 아이 어깨가 으쓱한다. 하지만 사실이니 할 말이 없다.
욕심많고 양보심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 비해
엄마를 위해 저 자신이 조금 힘들지라도 귀찮거나 짜증날 때도 있을 것이고
더러 하기 싫을 때도 있으련만 저희들을 위하여 하루종일 일 하는 엄마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한결같이 행하는 마음을 본 것 같아 날마다 행복한 저녁 시간이 된다.
늘 아이들에게 어릴 때 부터 우리집 교훈을 정하여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엄마 아빠의 모습,
그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는 딸 아이의 행동이다.
[우리 집 교훈 ]
1. 정직하자 (어떤 일이 있어도 남의 것을 탐하지 말며 거짓말을 하지말자)
2. 은혜를 아는 사람이 되자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선생님의 가르침.. 이웃. 친구에게)
3. 최선을 다하자(미리 포기 하지말고 끝까지 노력하자)
남편은 장남이며 밑으로 시동생 한명 그리고 시누이 한명 전 이 집안에 큰 며느리이다.
시 아버버님은 돌아 가셨고 시 어머님은 시골에 계신다.
단출한 가족이지만 어디 한명이라도 모난 사이로 지내는 가족이 없다.
시어머님은 친정 어머님 같으셨어 살갑게 대해주시고 나 또한 거리감 없이 딸 처럼 지낸다.
하기에 고부간에 갈등은 거짓말 같지만 20년 동안 한번도 없었다.
아마 그것은 나 보다 시어머님께서 더 며느리 입장을 이해하고 사랑해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동생도 어릴 때는 말썽도 많이 부리고 했지만 그래도 미운 생각보다 친 동생처럼
사랑으로 대 해주고 오히려 시어머님이나 형님보다 더 신경쓰고 인상 한번 쓰지 않고
때론 사고를 쳐도 몰래 해결해 주고 했던 형수 마음을 알고는 형수 말이라면 법 처럼 여겨준다.
시누이 역시도 곱살스럽게 참 잘한다. 동안 알게 모르게 힘든 세월 함께 살아 오면서 묵묵히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인내 해 온 올케의 심정을 이해하고 고마워한다.
비록 큰 재산가는 아니지만 난 행복하다.
재산이 많으면 뭐 하는가? 가족끼리 맨날 서로 허물을 논하고 부모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는
가정이라면 억만금의 재산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아파하고 위로해주며 작은 것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그런 가족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마음의 부자가 아니겠는가?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딸 아이와 아들.....
어려서 부터 눈으로 배운 가정 속의 인성교육을 내면 안에 내재하여
먼 훗날 넓은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용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자로 성장하고 살아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학교내의 성적 순이 행복의 조건이 아니기에 최선을 다 하되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것을 가지고 너희들에게 잣대를 가름 하지 않을 것이며
아뻐 엄마의 작은 욕심은 앞으로 진로를 선택할 때
너희들이 하고 싶은 길로 선택하여 자신을 가지고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너 보다 약한 자 에게는 따뜻한 정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주길 바란단다.
행복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가족들의 마음 속에 있는 거란다.
사랑하는 공주야.... 그리고 아들아...
오늘은 열쇠로 직접 문을 열고 들어 오지 않아도 된단다.
엄마가 이제까지 못해 주었던 어린 시절의 바램과 소망
이제라도 할 수 있어 무엇보다 행복하단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