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새 詩. 최현옥 지난겨울 한 마리 새가 되어 날던 파란 입술을 가진 아이가 있었지. 그 아인 자라면서부터 보통아이들과는 다른 아이였어. 해질 무렵 나팔꽃 허리처럼 꼬인 전화선으로 전율하여 전화기가 꺼이꺼이 슬픔을 토해내며 우욱우욱 언니의 신음소리가 산을 흔들었지. 순간, 가슴의 상처들이 세상의 잡음을 통째로 삼키고 멍든 바다에 닻을 내리면 미숙이는 외롭게 홀로 왔던 그 길을 조금 전에 '홀로 떠나갔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 한 마디도 할수 없었던 아이 마음껏 뛰고 싶어도 뛸 수 없었던 아이 모든 신경과 성장을 차압당해야만 했던 아이 얼마나 힘들었니 너를 결박했던 자폐증 이제는 힘들지 않을 거야 무거운 옷을 벗고 한 마리 새처럼 날개를 달아 마음껏 날아보렴 훨훨 높이 멀리 미숙이가 떠나던 날처럼 바람 부는 날이면 갈매기처럼 바다 위를 나는 네가 보고 싶다. 사랑하는 조카 미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