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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소원


BY 마가렛 2022-07-06

엄마는 늘 바쁘시다.

허리가 아프시고
오금이 저려 일어나기 힘들다 하시면서
무언가를 하고 계신다.

마늘은 의성마늘이란다.
엄마의 고향도 의성이다.
마늘을 까셔서 딸들이 엄마를 뵈러 가던 날
비닐 기득 꾹꾹눌러 장바구니에 담아주신다.
힘드시니까 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잔소리해도 안 들으신다.
손까지 아릴정도로 마늘을 까시는 엄마.
마늘값이 많이 올랐다며 딸들을 위해
가장 좋은 마늘을 사셔서 까고 또 까는 엄마.
김치냉장고 밑에 칸에 넣어 두었더니 조금 얼어버린게
있다며 속상해 하시는 엄마.

밥맛도 없다시며 에어컨 바람 옆에서도 식은 땀을 흘리고 계시는 엄마.
 "엄마! 뭐 드시고 싶어?"
맛있는 점심을 사 드리고 싶어서 여쭈어 봐도 드시고 싶은게 없단다.
그래도 식사를 하셔야 힘이 나실거라며 억지로 횟집으로 모셨다.
시원한 물회와 회덮밥을 시켰다.
물회는 처음이라는 엄마신데 생각보다 잘 드신다.
주방에서 사장님이 나오시더니 한말씀 거드신다.
배를 많이 넣어서 시원하실 거라며 깨알 자랑을 하시기에
정말 맛있다고 응수해 주시는 엄마.
내가 건넨 회덮밥도 맛있다며 몇 수저 떠 드신다.
다행이다.
포항식 물회라서 배가 듬뿍 들어간다는 사장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인다.
밑반찬도 깔끔하다.
엄마가 궁금해 하셔서 언제 오픈했냐고 여쭈어보니 곧있으면
만 3년이 된단다.
엄마는 동네에 있는 가게인데도 처음이라며 맛이 있어 다음에
또 이용하신다며 돈을 많이 버시라고 덕담을 하신다.
기분이 좋아지신 엄마와 커피를 마시며 내가 엄마께 여쭈었다.
"엄마 소원은 뭐야~~?"
엄마가 망설임없이 말씀을 하신다.
"오늘 죽는 거..."
"엄마,그렇게 힘들어?"하면서콧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살만큼 살았고
요즘은  사는 낙도 없으시단다.
손이 많이 갔던 조카들도 이젠 커서 중,고등학생이 되었고
너무 오래사니까 며느리에게도 미안하단다.
엄마는...그래도 구순이 지난 연세에 병원신세도 안 지고 계시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야.
동생네도 그런생각 안 할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손을 잡아 드렸다.
아버님도 이런 생각을 하시고 계시려나?
나이가 든다는 건 참 힘들고 어렵다.
동생과 외논을 해서 가까운 데라도 엄마와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엄마의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