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뭐든지 내가 잘못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어.
살아오는 동안 자로 잰 듯이 그리 살려고 아둥바둥 거렸던 것 같고.
그래서 완벽을 추구내지는 광적으로 집착했었던 것도 같고.
살면서 뭐 내 주관 남 앞에 뚜렷이 주장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남의 생각이나 말, 행동 그런데에 날 실어주지도 않았어.
아마 속으로만 속으로만 내 주장 세우려다 고집만 세어졌는지도 모르지.
뭐, 남 앞에선 난 유약했지만 아마도 속으론 똥고집이었던것 같애.
'외유내강' 뭐 이런 사자성어를 내가 행동으로 완성시킬 생각은 없었고.
그냥 살다보니 그런식 비슷하게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해.
그런데 내가 뭘 쓰다보니
우리 엄마가 별 현모양처는 안되게 묘사되어 버리더라고.
그냥 사실을 나열한 것 뿐인데.
난 누구든지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거든.
그래서 날 생각해 봤어.
내 아이에 비친 나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그러다보니 내 모습은 더 가관이더라고.
참 난 철도 없었던 것 같애.
아이에 대한 내 꿈은 딸만 둘 낳아서
공주같이, 인형같이 이이쁘게 기르는 거였던거야.
이건 그냥 뭐 먼 훗날에나 이루어져야 될 일들이었어.
그러니 내가 허니문 베이비를 가진다는게
어디 가당찮은 일이었겠어? 나에게?
그래서 난, 사람들이 '축하해요' 이럴때 기분이 참 묘했어.
난 거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거든.
사실대로 말하자면야 뭐 조금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그래도 뭐 사실을 받아 들이기로 했어.
그렇다고 내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긴 싫었어.
난 그냥 언제나처럼의 나이고 싶었던거야.
내가 아이때문에 내 일이나 뭐 그런것들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던거지.
태교라는걸 하기엔 난 일에 너무 잠겨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음악들는게 좋대요 하면서
라디오를 클래식으로 맞춰주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 뿐이었어.
정말 전혀 신경을 안썼던거 같애.
참! 이런 무식한 엄마가 요즘엔 없을거야 아마.
어디 그뿐이야?
매일밤 11시에 잠그는 엘레베이타 놓치고.
만삭이 다 된 몸으로 캄캄한 13층 계단을
그것도 나선계단을 혼자서 내려 다닌거야.
참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딱 그게 나였던 거지.
조금 철이 든 지금 같으면야 정말 생각도 못할 일이지.
난 큰 애만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큰 애에게 짜증을 내는 것 같기도 해.
그앨 보면 내가 잘못한 일들이 마구마구 생각이 나는 통에.
이러니 내가 철이 좀 들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겠어.
난 여자라서, 결혼해서 다음에 하나 더 붙은
임신을 해서 라는 말이 심히 부담스러울 뿐이었어.
아이 생각 전혀 안하고 오로지 '나'만 생각한거야.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나'
아뭏든 그랬어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