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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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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부스러기들이...


BY 그림 2005-07-05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란 책을 읽고, 또 읽고.

유럽의 어느 무겁고 어두운 지방의 구석에 들어가서

혼자 외롭게 사는 게 꿈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그 후에도 지속된 그 꿈이

유럽이 아닌,

무겁고 어두운, 지방이 아닌,

한겨울에도 수시로 주책없이 햇볕이 만개해 버리는 도시에서.

혼자서 외롭게가 아닌, 세 남자들과.

 

아직도 그 꿈의 부스러기들이 남아 있어.

내가 좋아하는 안개비가 오는 날.

평소에 즐기지 않던 커피 한잔과 함께.

지금은 절대로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1950년대 말 유럽의 어느 회색 도시의 분위기를 찾아 가고 싶다.

 

내가 절망해 버린 나의 능력과 재능의 부족함으로,

 일들을 포기했다 한들,

그에 대한 미련이, 꿈이,

아직도 나에게 남아 있어,

그리하여 내가,

작고 보잘것 없는 나의 능력안에서,

초가 삼간이라도 짓고 싶은,

오래전 내 일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는지,

 

오래 오래 전부터 자기 일들을 사랑하던 이들의 결정체를,

가슴 저리게하는 그 많은 꿈의 형체들이 살아 있는 곳에서,

내 눈으로 한 번 직접 보며,

내 손으로 한 번 직접 만져 보며,

내 발로 한 번 직접 걸어 보며 확인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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