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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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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1)


BY 그림 2004-12-03

“나도 그냥 다른 사람들 처럼 아무 이야기나 하고 싶어.

‘조금 어떠세요이젠 그말 너무 싫어.

나 생각해서 해 주는 말인데도 난 그말이 아파.”

그녀의 건강은 먼 발치로 들려오는 것들 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그저 일주일에 한번 만나면

더운 날엔 그늘에서,

추운 날엔 햇볕에 쭈그리고 앉아, 걸터 앉아

애들 얘기, 사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그러다 누구든 남편 먼저 끝나면 헤어지고.

 

약 힘으로 버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녀.

아침에 일어나면

아 오늘도 나에게 또 하루가 주어졌구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던 그녀.

 

“지난주는 힘들었어.

어느 분이 오셔서 기도해 주신다고 (초대도 안했는데)

우리 집에 악한 영들이 많이 있다고. 그래서 내가 아프다고,

그 영들 쫒아 내야 된다고 기도하고 가셨어.

가고 나서 남편한테 막 짜증냈어. 그사람도 힘든줄 알면서.”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과 같으리니…’

그녀에게 주신 이슬과 같은 하나님의 촉촉한 사랑을 기뻐하며 감사하던 그녀.

 

“내가 자기 위해서 기도했어”라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그녀를 만나면 손 한번 잡아 주시고 “잘 지내지?” 하시던 집사님을 좋아하던 그녀.

 

그 집사님이 보고 싶다.

그녀도 보고 싶다.

미소띤 모습 이외에는 기억해 낼 수 없는 그녀.

하늘에서 남편과 딸들을 보며 미소 짓고 있을 그녀.

그녀는 그렇게 아름답게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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