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아니, 새벽부터 서두른 남편과 길을 떠났다.
며칠 전부터 혼잣말로 이야기하듯 하는데 사실은 나에게 건네는 말이렸다.
서천에 가보잖다.
서천?
생소한 곳이다.
충남서천 전라도 군산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곳인데 참 좋단다.
눈꼽만 띠고 가자는데 어디 그럴 수는 없고 대충 씻고 나서려는데
책도 한권 챙기란다.
이와중에 책까지? 참 으로 못 말리는남자다.
읽고있는 책 ...수레바퀴 아래서...를 챙겼다.
얼리버드가 많은 우리 대한 민국.
벌써 도로는 많은 차들로 가득했다.
아침을 먹어야 되나 브런치로 해야 되나 고민하는 남편에게
모처럼 휴게소에서 간단히 우동을 먹자고 제안했다.
국립 생태원은 처음이다.서천에 있어서 규모가 작을줄 알았는데 규모가 꽤 크고
생태원과 습지대가 제대로 가꾸어져 있다.
시간이 오전이라 아무래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벌쭘했는데
왠걸 얼마 후에 가족단위로 연인들 끼리 많이들 방문하더라.
자연을 특히 좋아하는남편과 여행을 하는 건 좋지만 급히
서두르고 운전할 때, 특히 길이 막히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을 하고 싶다.
신성리 갈대밭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라는데
시기가 시기인 만큼 푸르름만이 그득하다.
뙤약볕 아래서 양산과 선글라스로 나를 보호했지만
나의 손등에 점 하나가 훈장으로 앉았다.
멜라린 색소 싫다~~
더위에 페러글라이딩이 하늘을 넘실거리는데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언젠가 꼭 타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항구에 피어난 자귀꽃이 여러군데서 보이는 걸 보면 서천사람들은 자귀꽃을 사랑하나 보다.
어떤 부부가 지나가면서 남편이 아내에게 꽃이름을 물어보는데
부인이 꽃이름을 몰랐나보다.
검색을 했는지 자귀나무라고 알려주는데 그부인이 자기나무?한다.
아니... 자귀나무..친절하게 그남편이 알려준다.
그부부의 전라도 사투리가 정겹게 들렸다.
자귀나무는
부부의 사랑을 나타내는 자귀나무는 꽃말이 두근거림과 환희로
남편도 좋아하는 꽃이다.
꽃잎이 이국적이라 마음에 든다는데 색깔이 핑크는 많이 보이는데
이곳에선 흰꽃도 더러 보여서 새로웠다.
서천은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지만 시간은 부족했다.
장항에선 어싱을 하고
동백나무 숲은 여름이라 꽃이 없어 아쉬웠다.
그핑계로 다음에 또 한번 오잖다.
카페에서 친절하게 텀블러에 얼음을 채워주신 사장님도
서천의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 손가락이 안 아프고 머리가 맑아 진 날이라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