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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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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을 앓았습니다.


BY 라일락향기 2004-12-04

2002년 12월 초.

며 칠 동안 등쪽이 아팠습니다.

잠을 잘 못 잔 탓일까. 왜 이리 아프지?

며 칠 견디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차도가 없었습니다.

등쪽이 아프니 내과도 아니고, 그래서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왜 정형외과에 가서 x-선 찍을 생각을 했는지...

자초지종을 의사에게 말씀드렸더니

일단 사진을 찍어 보자 했습니다.

잠시후.

의사 선생님께서 부르시길래 들어갔지요.

"혹~시 결핵에 걸린 적이 있으십니까?"
"아~뇨"

"사진 속에 하얀 부분이 있어서요. 그 부분은 결핵을 앓은 흔적이거든요?"

"....."

"자세하게 보시려면 큰 병원을 가시던가,내과에 가면 정밀하게 찍는

엑스레이가 있거든요."

 

결핵?

난 그때만해도 결핵이 왜 걸리는지

그런 병이 무엇인지 정말 몰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해마다 사는 씰이 결핵 환자를 돕기 위한 것과

영양결핍으로 걸리는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네 내과에 갔다.

위가 아플때 가는 내과였다.

 

정형외과에서 가 보라 해서 왔다고 의사에게 말했다.

다시 x-선을 찍었다.

잠시 후.

들어오란다.

형광판에 사진을 바라보면서 의사가 말했다.

"심하네요.여기 저기 하얀 자국들이 결핵을 앓은 흔적인데..

심한 편입니다."

" 여기 저기요?"

"네, 한 번 앓으면 하얀 자국이 한 번 남는데, 여기도 있고 또 여기도 있고...

진행 중인지 검사를 해 봐야 겠습니다"

" 진행 중이라니요?"
"객담을 받아내시고 혈액 검사도 하시고.."
"............"

"힘들지 않았습니까? 무척 힘들었을 텐데... 숨도 차고,피곤하고,시근땀도 나고.."

"피곤하건 늘 피곤하니까 그런 줄 알았고.. 위가 늘 아프니까..그런 줄 알았지요."

 

그랬다.

난 피곤하고 힘들었다.

생각해보니

두달 전,기침을 심하게 했는데, 가래인줄 알고 뱉었는데 피였다.

놀랐지만 기침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다.

 

검사를 마치고 결과가 며 칠 걸린다고 했다.

 

며 칠 후.

병원을 갔다.

잠시 후.

들어오란다.

"결핵이 진행 중입니다. 객담에서 균이 나왔습니다. 혈액검사에서도  그렇구요"

"..........."

"보건소에서 약을 육개월 정도 먹으면 됩니다"

"............"

"병원에서는 구개월 정도 먹으라 합니다"

".................."

 

 

병원에서 나온 후, 난

어디서부터 밀려오는 서러움과 억울함이 그리고 알 수 없는 그 무엇들이

나를 혼란하게 했다.

더듬더듬 생각해 봤다.

 

몸이 이 지경 될 때까지....

 

시부모님 모시며 아이 셋을 키우며

만성위염으로 십여을 넘게 살아왔다.

 

아픈 것이 결핵으로 아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하고...

 

유전적인 것도 아니다.

친정식구들은 그런 일이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늘 긴장하며 밥도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도 못하고

늘 위염으로 시달리면서 한 달에 한 번정도 몇 시간씩

토해내며 살아왔던 날들이 머리 속에 한 장,한 장 지나갔다.

 

말을 못하고 사니 몸으로 온 모양이다.

속으로 삭히고 끓이며 도리를 한다고

잘 살아 보겠다고 아내로서,엄마로서,며느리로서,책임과 의무를 도리를

해 보겠다는 것이....

 

 

2003년 2월-7월까지 보건소에서 약을 타다가 먹었다.

13알을 아침 공복에 먹었다.

하루 종일 약에 취에 잠을 잤다.

그렇게 두 달을 지냈다.

 

한 달에 한 번가서 약을 타오며

x-선을 찍고 혈액 검사를 했다.

균은 일 주일 약을 먹으면 죽는 다고 했다.

그래서 전염은 안된다고 했다.

 

약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 종일 잠을 자진 않았다.

 

그대신 잘 먹으란다.

고단백 음식을....

영양탕,추어탕,뱀탕 등등.

 

육개월 동안 무지 힘들었다.

 

시어머님과 아이들 셋,남편 뒷바라지는 계속되었다.

 

 

 

지금은 몸이 많이 회복되어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