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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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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터치 공감각?


BY 자화상 2008-09-12


 타인의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보는 것만으로

 자기 몸의 같은 부위가 아플때처럼

 뇌 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을 미러 터치 공감각이라는 글을

 어디서 읽은 것 같다.

 일반인도 누군가 다치는 모습을 볼 때 함께 움찔하지만,

 미러 터치 공감각 소유자들은

 이 느낌을 훨씬 강하고 현실적으로 받아 들인다고 한다.

 

 헌데 나는 외부의 현상보다는 내부의 현상에

 꼭 같은 느낌으로 실제 체험을 한다.

 

 어제 오후였다.

 부엌일하다 갑자기 눈 앞이 어지럽고 주위의 모든 사물이

 빙빙 돌아 서 있을 수가 없어 자리에 누워버렸다.

 한시간 정도 눈을 감고 있다가 안정이 되어 일어섰다.

 전혀 머리도 몸 어디도 아픈데가 없는데

 눈 앞이 어지럽기만 한 것이었다.

 

 사흘 전에 딸이 한 달만에 집에와서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어지러워서 눈을 뜰 수 없다며 내게 안겨와 

 품에서 우는 것이었다.

 감기 증상은 커녕 편두통도 없는데 갑자기 어지럽다는 말에

 나는 어떻게 대처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한시간 정도 쉬고 괜찮아졌다고 일어났었다.

 자취하느라 제대로 끼니를 못 먹었나 싶어

 음식을 갖가지 만들어 먹여 보냈다.

 

 그리고 어제 나도 딸과 같은 증상으로 어지러워

 누워버렸던 것이다.

 참 희한한 일이다.

 

 나는 가족중에 남편이 배가 아파 고통스러워 하면

 바로 나도 배가 아프고

 아들이 머리가 아프다 해서 약을 먹이고

 두통이 가라 앉은 걸 확인하고 나면 이어 내 머리가

 아파진다.

 아들이 발목을 다쳐오면

 내 발목도 갑자기 시끈거려 파스를 붙인다.   

 딸이 설사하고 나면 이유없이 곧장 내 몸에서 반응이 생겨

 설사를 하고야 만다. 

 딸이나 아들이 감기로 앓고 나면 전혀 예측없이

 다음엔 내 차례가 된다. 

 딸이 책상에 오래 앉아 허리 아프다하면 걱정하다

 금새 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서 고통스러워 진다.

 

 왜? 그렇게 따라쟁이처럼 몸의 증상이 따라가는지

 하두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 나도 이해 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난 전생에서부터 우리 가족의

 지킴이였나보다.

 

2008-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