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의 같은 부위가 아플때처럼
뇌 반응을 나타내는 현상을 미러 터치 공감각이라는 글을
어디서 읽은 것 같다.
일반인도 누군가 다치는 모습을 볼 때 함께 움찔하지만,
미러 터치 공감각 소유자들은
이 느낌을 훨씬 강하고 현실적으로 받아 들인다고 한다.
헌데 나는 외부의 현상보다는 내부의 현상에
꼭 같은 느낌으로 실제 체험을 한다.
어제 오후였다.
부엌일하다 갑자기 눈 앞이 어지럽고 주위의 모든 사물이
빙빙 돌아 서 있을 수가 없어 자리에 누워버렸다.
한시간 정도 눈을 감고 있다가 안정이 되어 일어섰다.
전혀 머리도 몸 어디도 아픈데가 없는데
눈 앞이 어지럽기만 한 것이었다.
사흘 전에 딸이 한 달만에 집에와서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어지러워서 눈을 뜰 수 없다며 내게 안겨와
품에서 우는 것이었다.
감기 증상은 커녕 편두통도 없는데 갑자기 어지럽다는 말에
나는 어떻게 대처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한시간 정도 쉬고 괜찮아졌다고 일어났었다.
자취하느라 제대로 끼니를 못 먹었나 싶어
음식을 갖가지 만들어 먹여 보냈다.
그리고 어제 나도 딸과 같은 증상으로 어지러워
누워버렸던 것이다.
참 희한한 일이다.
나는 가족중에 남편이 배가 아파 고통스러워 하면
바로 나도 배가 아프고
아들이 머리가 아프다 해서 약을 먹이고
두통이 가라 앉은 걸 확인하고 나면 이어 내 머리가
아파진다.
아들이 발목을 다쳐오면
내 발목도 갑자기 시끈거려 파스를 붙인다.
딸이 설사하고 나면 이유없이 곧장 내 몸에서 반응이 생겨
설사를 하고야 만다.
딸이나 아들이 감기로 앓고 나면 전혀 예측없이
다음엔 내 차례가 된다.
딸이 책상에 오래 앉아 허리 아프다하면 걱정하다
금새 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서 고통스러워 진다.
왜? 그렇게 따라쟁이처럼 몸의 증상이 따라가는지
하두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 나도 이해 할 수가 없다.
아무래도 난 전생에서부터 우리 가족의
지킴이였나보다.
2008-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