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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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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머리 과일 속 깡지는 내 것


BY 자화상 2007-03-28

 

묵은 김치 한 폭을 썬다.

깡지와 퍼런 잎은 내 것

따로 접시에 놓는다.

밥숟가락에 얹어 만나게 먹으며

어렸을 때 우리 엄마도 이랬다 생각한다.

그 때는 아까워서 먹는 줄 알았다.

 

명태 찌개 끓이면 머리는 내 것

갈치조림도 머리는 내 것

굴비 구울 때도 물론 머리는 내 것이다.

왠지 맛있다.

어렸을 때 우리 엄마도 그랬었다.

그 때는 내 숟가락에 얹어진 생선살이 왠지 퍽퍽했었다.

 

배를 깎아 놓을 때 속 깡지는 내 것

사과를 깎아 놓을  때 속 깡지는 내 것

복숭아를 깎아 놓을 때도 씨에 붙은 살은 내 것

과일 속 깡지를 이빨로 긁어 베어 먹으면

이가 튼튼하고 희어진다고 어른들이 그러셨다.

어렸을 때, 그래서 그 후부터 과일 속 깡지는 내 것이었다.

 

딸과 아들이 이러는 내게

정말 맛이 있어서 먹는가 물었다.

글쎄, 맛이 있어 먹고 먹어야 해서 먹는다 했다.

그러나 이다음에 내가 더 나이가 들면

말려 달라 했다.

손자들 앞에서는 생선 머리 과일 속 깡지

먹는 걸 참아야 될 것 같다.

그 맛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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