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누군가 나를 무척 기다리고 있는듯
일찍부터 서둘러 빨래 마치고,
점심 반찬 준비까지 끝내놓고서
잡다한 필요한 것들 챙겨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내 일터로 출근을 했다.
한시간 동안 치우고 정리하고 나니
차분해진 기분이 되어
바둑판 앞에 앉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바둑책을 들고 바둑 돌을 집어드니
바둑돌의 감촉이 내 아이들의 손을 만진듯 반갑고
행복감을 느끼게 했다.
역시 나에게 무한한 꿈과 희망과 행복을 주는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취미에 취할수 있는 여유에,
비로소 나의 삶에서 떼 놓을수 없는
또 하나의 반쪽이 있음을 감사히 생각한다.
보고싶었던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 오는길에
학원 문이 열려 있으니
이제야 바둑학원 다시 시작 하느냐며
들어와 주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절로 마음이 들뜨고 고마워서
준비해 두었던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주며
그동안의 궁금했던 얘기들을 나누었다.
무엇보다 바둑 배우러 온 첫날에
바둑판을 엎으며 성질을 부리던 아이가
일년 반 만에 자세와 성격까지 바르고
이해와 양보심까지 보여서
많이 예뻐했었는데,
그동안 학원을 쉬고 이제 문을 여니
맨 먼저 찾아와서 며칠전에
바둑대회 나가서
상 받았다고 말해줘서 기쁘고 대견스러웠다.
내가 없었어도 그동안 바둑 배우기를 중단 하였어도
장하게도 용기내어 대회를 참가하였다는 것만도
칭찬해 줄 일인데
이겨서 상을 받았다니 정말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게 되어
나도 보람을 느꼈다.
2005.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