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819

잠결에 들은 한숨소리


BY 자화상 2005-01-28

밤 늦게까지
고향사람들의 카페에서
좋은 글들을 찾아 읽고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어서
나 먼저 자겠다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결에
어둠속에서
내 옆에 누운채
내 손을 들어서 만지는걸 느끼며
모른채 자는척 했더니
손등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한숨을 푹 쉬더니
다시 또
두어번 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내 손을 내려두고 돌아 누우는걸
계속 모른채 자는척 했다.
그리고는
내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주르륵
흐러 내리는걸
어두우니까 닦지 않고 그냥 있었다.
남편은
지난밤
내 손을 만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며칠전
병원에서
검사 결과 수술한 종양의 수치는
정상인데
간의 수치가 높다며
염증이 생겼다며
치료를 한참 더 해야 할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남편의 이마에서는 또 절망의 땀이 났고
내 목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올라와 뭉쳐 버렸다.

이번에는 복원 수술을
받을수 있을거라며
잔뜩 기대하고 갔었는데
우린 남편의 종양 수술한곳 외에는
다른 장기는 이상 없을 것이라
믿었는데
여기서 간에 이상이 생겨
암의 완치에 걸림돌이 되었으니
이제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
우리를
놀라게 할지 한숨짓게 할지
아니면 간에 이상을 우리의 힘으로
건강하게 돌려올수 있을지
우린 앞날을 알수가 없고
건강한 사회인이 될거라는 장담을 할수가 없어
나는 그저 말을 아끼고
잘 될거라고 우리 더 노력해 보자고
희망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하여 안심하게 말을 했지만
남편은 만약을 위해서
최악의 날을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다.
자기가 없게 되면 자식둘과 남아 있을 나를 생각하다
내가 안쓰러워
지남밤에
내 손을 잡고 한숨을 쉬었겠지.

그래서 오늘은
용기를 주려고
명절때까지 집에서 쉬었다가
다시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게될
호야에게
일부러 큰소리로
우리 아들이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니
10년후에는
아빠랑 나랑 외국여행도 시켜줄 정도로
성공을 할것 같은데
어느 나라부터 가야할지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 두어야겠다.
아빠랑 운동 부지런히 해서
체력을 길러 두어야지
비행기 멀미 안하고 먼나라 잘 다닐수 있게
하였더니 아빠가 웃으며 듣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라도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데
더 힘이 되겠지 .
아직 남편과 함께
십년은 더 살아야 억울하다는 생각이 안 들것같다.
이제야 내 인생의 그림을 스케치 할 정도까지 밖에
살아내지 못했는데........
벌써 짝없는 외로운 그림자는 내 것이 될수 없는데........

2005.1.28. 한숨을 숨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