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가 교대 다니는 친구 얘기를
하면서 겨울 방학중에 수영 배우고
있다며(학점에 들어가기 때문에)
자기는 수영을 못 배워서
큰일 이라고 하여
나때문에 수영을 배워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였다.
그래서
왜? 내가 물을 무서워 하였는지
시아에게 호야에게
수영을 못 하게 했는지
이유를 말해주고 나니
전에 언젠가 사연을 글로
써 놓았던 생각이 나서
찾아서 여기에 올려 놓는다.
제목 : 엉덩이가 시퍼래서
갑자기 옆에서 마구 소리들을 지르기에 돌아보니
여동생이 물에 떠내려 가고 있었다.급하게 고동과 조개를
담았던 그릇을 내던지고
"사람 살려요,사람 살려주세요"
하고 소리 지르며 물속에서 발을 동동 굴렸지만,
아무리 악을써도 주위에 있던 동네 언니들이나 오빠들은
같이 소리만 지를뿐 누구도 떠내려 가는 동생을
잡으러 가주지 않아서 목이 터져라고
살려달라고 고래 고래 악을쓰는데, 저만큼 먼데쪽에서
누군가가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동생을 잡아서
들고 물밖으로 나가서, 울면서 쫓아가서 보니 동생은 말을 하는데,
입술이 새파랗고 홀딱 벗은 엉덩이는 시퍼래서
무서웠지만 살았다는 안도감에 구해준 남자를 보니,
키가 큰 오빠였는데 우리 동네 사는 사람이 아니고
냇가 건너 마을에 사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동생을 데리고 집근처 까지 왔는데,
냇가에 조개 잡으러 가지 말라는 엄마의 말씀을 어기고
몰래 언니들 따라서 갔었던터라 혼이 날것이라는
생각에 동생을 따뜻한 햇볕이 있는 양지에 세워 놓고
시퍼런 색이 하얘질때까지 몸을 말려 주면서
물에 빠져 떠내려 갔고 누가와서 건져주었다는
얘기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다짐을 주고
저녁때야 집에 들어갔던 일이 있었다.
그 냇가는 나주금천면에 있는, 영산강 물줄기로
흘러가는 냇물 이었던것 같다. 어렸을때 살았던
고향이었는데 여름이면 우르르 몰려가 팬티만 입고
물속에들어가 고동과 조개를 잡았는데
물 가운데 들어가서 물속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피래미가 노는걸 보고 있으면
서 있는데도 내가 물따라 흘러가는 느낌이 들어
눈앞이 어지러워 그것이 재미 있어서
자꾸 갔었던 기억이 난다.그러던중에 터진 사건이
동생을 하마터면 물속에서 잃어버릴뻔 한것이다.
그때 여동생의 나이가 약 5~6세 되었었던것 같고
내가 약 7~8세 였었던것으로 추정된다.
아뭏든 어린 나이에도 동생은 약속을 지킨것 같다.
그 일로 후에 꾸중을 들은 기억이 없다.
하여간 그때로부터 약 37~8년이 지났건만
난 그 충격으로 인하여 물이 무서워서 수영 거부증이 생겨
지금까지 냇가는 물론 해수욕도 가면 발만 담그고 돌아왔고
심지어는 목욕탕에도 탕안에는 5분이상 들어가 있어본 적이 없다.
그저 물이 무섭다.
덕분에? 고3 딸도 중2 아들도 수영을 못배우게하여
우리 가족은 수영을 못한다.
물에 빠졌던 동생은 지금은 수녀님이 되어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고 친정 어머니께서는
아직도 그 사건을 모르시는것 같은데
이제 이글을 계기로 말씀 드려야 할것 같다.
얘길 들으시고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다.
설마 지나간 일로 꾸중 하시지는 않을테고
웃을수도 없고 화낼수도 없는 표정으로
"큰일 날뻔 했네~"
하시겠지. 그때 동생을 구해 주셨던 분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감사드리고 오래 오래 마음에 평화가 있기를 기도한다.
올 여름에는 그때 그 냇가를 한번 찾아가 보고싶다.
설마 없어지지는 않았겠지.
그래서 그 기억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나도 멋지게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장에서
개구리 헤엄이라도 수영이랍시고 왼종일 텀벙대고 싶다.
2003년 8월 4일 作 (여름 추억을 그리다가 씀)
이글을 쓴지 일년 반이 지났건만
아직도 수영이 겁이나서 못배웠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이들 이래도 꼭 수영을 배우게 해야할것 같다.
이 결심은 올해는 실행이 되리라 믿는다.
2005.1.10. 언젠가는 수영을 꼭 배울것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