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02

홀로 어찌사시는지


BY 자화상 2004-11-12

어머님, 오늘 78회 생신이신데
차로 두시간 거리인데도 저희들이 사정때문에

(아범이 항암 치료중이라 )못가게 되었고,
서울에 사는 형제들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못내려 오고,

다행히 같은 군에서 면소재지가 다른곳에 살고 있는

(두어달전부터 사업을 접고 자기 시댁으로 내려와 살고 있다)

둘째 아가씨가 어머님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여 드리겠다고 하여

조금은 안심이 되면서도 제가 해드려야할 일을 못해서

정말 죄송한 마음 둘곳없어 섧어 집니다.


올 여름에 아버님께서 큰일 치르기 쉽도록

집안 곳곳을 편리하게 또는 깨끗하게 손질하시고

어쩜 짜맞추듯이 자식들 골고루 불편하지 않는 날을 꼭 잡아

주무시듯 조용히 81세의 생을 마치셨지요. (폐암으로)


어머님께서는 홀로 그 넓은 시골집에서 매일 어떻게 지내시는지

걱정된다 하면, 오히려 아범의 병이 더 걱정된다시며

간호 하느라 고생한다고 오히려 나를 위로하여주시니

늘 면목이 없습니다.


4개월의 항암치료에서(6회 항암제 치료)

이제 마지막 한번의 항암제만 받아와서 먹고 나면 그

후로 약 1개월더 지나서 수술할것이고,

그 다음은 운동과 음식과 스트레스 없는 생활로써

몸을 지켜 나가면 완치하고 정상 생활을 할수 있다고 하니,

우린 희망이 있어서 매일을 밝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려고

모든 욕심을 비웠더니, 어느새 높은산 정상에

오른듯 마음이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이제 해가 바뀌면 어머님께 걱정보다

기쁨을 많이 드릴것 같습니다.
아범이 건강을 찾을것이고 우리 가정도

다시 모든게 정상으로 되돌아 올것 같습니다.


그때면 어머님 저희 집에서 기거 하시고

시골집이 그리우시면 몇일씩 다녀오시며,

옛날 얘기와 최근의 이웃얘기까지 들려 주시고

편들어 주시며 같이 웃고 맛있는 음식 같이 드시며,

조금도 서운함이나 불편함을 느끼실 이유없이

마음 편하시게 계시도록 우리 가족 모두 환영하며 반겨 드릴것입니다.


어머님, 요즘은 마을 회관에서 소일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 걱정중에 반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방에만 계시면 우울해지시고 식욕도 없어지시고

없었던 병도 생기게 될텐데 하고 걱정을 했었거든요.


어머님 제가 결혼후 20여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어머님 생신상을 못차려드린적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어머님도 우리집에는

안오시겠다고 하고 저도 아범 간호때문에 못가게 되어

생신상을 차려 드리지 못하게 되어 큰 죄를 지은듯 마음이 불편합니다.

 
이런 제마음 다 이해하여 주시는

어머님이시기에 늘 감사하며 사랑합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셔야 됩니다.
우리 가족 하루라도 더 빨리 어머님이 오실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여 평화를 찾아 놓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2004.11.12. 둘째 며느리가 어머님 생신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