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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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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우리는 이렇게 한다. (제목) 바둑 한판이면 땡


BY 자화상 2004-10-18

"그집은 여자가 차암 똑똑 해갖고 살림도 잘하고 음식도 잘만들고 부럽드라 부러워"
"그여자가 그렇게 맘에들면 가서 같이 살자고 해보시지. 그집 남자가 그만큼 잘나고 멋있응께 그런 여자가 그집에서 살지 자기랑은 어울리지도 않는 수준이겄드만 남의떡이 커보인다고 자신을 보고 부러워 하시지"
"뭣이 어째?"
"괜히 잘 놀다 오면서 신경질나게 또 나를 그집 여자한테 비교하고 있어"
"시끄럽다 그만해라"
".........."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마무리 부엌일 마치고 잠자리 들면서까지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불을 따로 덮고 잠을 잔다.
내가 예를 들어 물건을 살펴 보지 않고 바로 샀다가 집에 와서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잘못되어 있는것을 발견하고 다시 바꾸러 간다든가, 은행에 도장이나 우산등을 두고 왔다가 다시 가서 찾아 오는 잘못을 하였을때 나를 나무래면 아무소리 안하고 인정하며 참는데, 남의 여자와 나를 비교하여 내가 부족하다는 투로 말을 하면 그때는 정말 참을수가 없어 말 대꾸를 하고 화가 나니까 상대하기가 싫어져서 입을 닫아 버리는 고집을 부린다.
남편은 그런데 나를 화나게 해놓고는 금새 잊어버리는 때가 많다. 그래서 어떤때는 왜? 화가 난 얼굴이냐고 물어서 나를 속이 좁은 여자로 취급 할때도 있어 어처구니 없어 웃어 버릴때도 있지만, 많이 속이 상했을때는 계속 무표정으로 항의 표시를 한다. 이틀정도 분위기가 어둡다 싶으면 남편은
"바둑이나 한판 하자"
그러면서 화해 할 뜻을 슬쩍 비추는데
"지금은 두기 싫은데"
하고 삐진걸 표내본다. 그러면 바로 만원짜리 두장을 놓고 이기면 주겠다고 꼬신다. 돈에 마음이 약하고 그 화해 하려는 성의가 밉지 않아서
"좋아 단판으로 땡!"
하며 웃어주고 바둑판 앞에 앉는다. 바둑으로는 내가 언제까지나 큰소리 칠 자신이 있으니까, 남편이 내게 흑을 다섯점이나 놓고 두어도 항상 내가 이기므로. ( 끝 )
2004.10.16. 아줌마닷컴에 손숙 김범수의 아름다운 세상 방송참여 게시판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