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명의 남자와 여자인 다섯쌍의 부부가 사년을 넘게 한달이면 다섯번 이상을
만나다보니 서로의 사생활을 다 안다고는 못하지만 만나는날의 얼굴 표정
만으로도 전날 부부싸움을 했는데 어느쪽이 잘못한것인지, 시집일인지, 자식
일인지, 알 수있을만큼 친숙해졌고 봄이면 해마다 새롭게 돋아나는 새싹과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 철쭉,벛꽃에 따듯한 햇살을 찬양하고 여름엔 강에서
다슬기도 잡고 철렵을 하며 가을 겨울엔 아름다운 단풍과 설경에 취해있노라면
팀에서 막내보다 딱 십년 연상이신 언니의 십팔번 레파토리에 하루가 갔습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잘 살 것 같지만 오늘은 오늘
뿐이야 자식들!!! 좋지 그런데 이제부터는남편들 챙겨야 자식들 도와주는거야,
부모가 건강해야 자식들도 맘 편하게 사는거니까 열심히 산에 다닐 수 있을때
다녀서 다리힘도 기르고 폐활량도 높여......"
"예...."
하하 호호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가면서 다섯명의 여자들에게서 알수없는
무언가가 돌아다니더니 투덜부인이 생겼습니다
남자의 좋은점인 무던함에 힘입어 부인의 투덜거림이 묻어지나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팀의 막내에게 이해할 수 없는말을 폭포수같이 쏟아놓고 가버렸습니다
총무라는 이유로 꼼짝없이 당하기는 했지만 이유를 알수없으니 당황스럽기만
했지요 팀이 열명이 되니 규칙을 만들게 됬는데 투덜이부부가 제안한 안건이 8/2로
부결되었고 투덜이 부인이 자신들의 안건이 부결되자 총무라는 직함인 막내에게
불만을 쏟아붓는 괴변에 우리모두가 긴시간을 만나다보니 서로에게 알게모르게
여자들은 질투도 했을테고 의도적이진 않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을수도
있으니 모두에게 조금씩의 불만은 있었을것이다 한번쯤 털어 버려야 할 것 들이
오늘 이런식으로 터진것일 뿐이다 라는 이해가 모아지고 남자들끼린 계모임을
하니까 오해가 풀린것같았습니다
"00씨 이번에 00산으로 갈건데 00 시까지 00장소로 오세요"
산행을 할 때마다 짝사랑의 러브콜을 몇번씩 보내지만 냉랭함을 답콜로 받으며
몇달을 보냈습니다
"유머는 없었지만 잘 웃던 사람들인데........."
산행을 할때마다 늘 함께 하던 두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남아있는 사람 들에게 인식
될 즈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투덜이 부인이 나에게 슬쩍 왔다갔습니다
그녀를 사년이란 긴시간 속에서 친구라 여기고 있었는데 ... 새볔 찬바람 처럼
느껴졌습니다 설마설마 했던 기대가 무너지는것이 추웠는지도 모릅니다